• ▲ 인천시의 추진으로 아라뱃길에 도입된 수륙양용버스는 운영난으로 1년째 휴업 중이다. (자료사진) ⓒ 연합뉴스
    ▲ 인천시의 추진으로 아라뱃길에 도입된 수륙양용버스는 운영난으로 1년째 휴업 중이다. (자료사진) ⓒ 연합뉴스



    관광 활성화와 출퇴근 시간 교통난 해소를 위해 서울시가 추진해왔던 한강 수륙양용버스와 리버버스가 정부의 제동으로 좌초됐다.

    서울시와 시 한강사업본부는 지난해 10월부터 한강 관광 자원화 계획의 일환으로 200인승 고속 페리 리버버스와 육지와 수상을 오가는 수륙양용버스의 도입을 시도했다.

    리버버스는 관광전용과 출퇴근 노선 두 개로 나뉘어 운영될 예정이었다. 관광노선은 상암동을 출발해 여의도를 거쳐 반포까지 총 20km를, 출퇴근 노선은 마곡을 출발해 여의도, 동작을 지나 잠실까지 총 28km를 운행한다. 총 사업비는 317억원으로 그 중 73억원은 서울시 예산을, 나머지 244억원은 민간자본 유치를 계획했다.

    여의도와 홍대, 합정동 일대를 운행할 예정이었던 수륙양용버스는 총 74억원의 예산 중 시 예산 14억원, 민자 6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었다.

    신개념 교통수단이라는 부푼 꿈을 안았던 두 사업은 정부 중앙투자심사를 통과하지 못해 좌절됐다. 시는 내년 중 타당성 용역을 다시 실시해 사업을 재추진 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다소 무리가 따를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인천, 부산의 유사사업 실패와 현재 시에서 운영 중인 수상 택시도 승객이 저조해 설득이 어려울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5월 인천시는 관광 활성화를 목적으로 아라뱃길 인근을 오가는 수륙양용버스를 개통했다. 당시 시는 하루 평균 이용객 400여 명을 손익분기점으로 설정했지만 지난해 5~10월간 버스에 탑승한 승객은 하루 평균 59명에 그쳤다. 계속되는 운영난에 버스 사업자 측은 1년째 휴업 중이며 휴업을 지속할 경우 사업 면허가 취소된다.

    부산시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광안리와 해운대, 수영강 일대를 오가는 수륙양용버스를 추진하려 했던 부산시는 안전성 문제로 버스 개통이 무산됐다. 해양수산부는 안전 지침에 따라 광안리와 해운대와 같은 바다 구역에서는 버스를 운행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수륙양용버스의 경우 무게중심이 상부에 있어 일정 풍속 이상일 때는 평형 유지가 어려워 전복의 위험이 있다"면서 "해운대, 광안리와 같은 바다에서는 바람과 조류 등 예측 불가한 위험이 있다는 해수부의 통보에 사업 추진이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리버버스와 수륙양용버스가 현재 운영 중인 한강 수상 택시와 큰 차이가 없어 사업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내놓고 있다.

    최근 휴업을 마치고 다시 개장한 한강 수상 택시는 개장일인 10월 24일부터 약 한 달간 하루 평균 승객이 22명에 그쳤다. 한강 탑승장이 버스, 지하철 등 일반 대중교통보다 접근성이 떨어져 이용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서울에 거주하는 시민 L씨(27세)는 "목적지까지 걸리는 시간이 일반 대중교통과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면 굳이 한강에 찾아갈 일이 없을 것 같다"면서 "같은 이유로 한강에서 운영 중인 수상 택시를 한 번도 이용해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한강사업본부 관계자는 "자세한 수요조사와 수익성을 분석하기 위해 내년 중 타당성 조사 용역을 재실시할 계획"이라며 "리버버스와 수륙양용버스의 경우 일반 교통수단보다 관광자원개발을 위해 추진되는 것으로 관광객들의 호응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안전성 부분에서는 리버버스는 여객선에 준하는 국가검사를, 수륙양용버스는 자동차·선박에 관한 국가검사 시행 후 운행할 것"이라며 "운영이 어려운 경우에는 지하철, 버스처럼 사업자 측에 보조금을 지원해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