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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을 앞두고 계란, 과일, 채소, 육류 등 치솟는 물가에 장 보기가 부담스러운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재료 준비는 물론 하루 종일 전을 부치고 다양한 차례 음식을 차리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컵라면처럼 즐기는 떡국부터 5분이면 완성되는 잡채와 적전류, 끓이기만 하면 되는 사골곰탕 국물까지. 명절 음식 장만이 부담스러운 싱글족 등 1~2인 가구가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냉동·냉장·가정간편식(HMR) 제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과거에는 싸고 간편하게 비슷한 맛을 내는 제품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최근에는 차례상에 올려도 손색 없을만큼 '가성비' 좋은 프리미엄급 제품이 등장해 빠르게 식탁 위를 점령해가고 있다.
명절 제수 음식에 간편식을 활용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CJ제일제당의 '비비고 한식반찬'의 올해 명절 기간 매출(명절 D-30일 기준)이 지난 16일까지 67억원을 달성한 것으로 집계됐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1~2인 가구 및 맞벌이 부부가 증가하며 명절 음식을 간소하게 준비하거나 장시간 매달리지 않고 간편식을 구입하려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며 "가장 많은 소비가 발생하는 마지막 일주일 매출까지 더해지면 명절 매출만 15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3년 8월에 출시된 '비비고 한식반찬'은 매년 명절 시즌마다 좋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014년 추석 65억원 수준이던 매출은 2015년 설과 추석에는 70억원대, 90억원대로 크게 성장했다. 지난해 설에는 처음으로 100억원을 넘었고 추석에는 138억원을 달성했다. 반찬 외에도 햄버거 대용이나 야식 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어 지속적으로 판매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CJ제일제당의 '비비고 한식반찬'은 '비비고 남도떡갈비', '비비고 언양식바싹불고기', '비비고 한입떡갈비', '비비고 도톰 동그랑땡', '비비고 도톰 해물완자' 등 5종이다. 이 밖에도 '비비고 왕교자'는 냉동만두 단일 브랜드 최초로 연매출 1000억원을 돌파한 제품으로 명절 뿐만 아니라 사계절 소비자에게 사랑받고 있다. -
동원F&B는 명절에 빠질 수 없는 동그랑땡류 '동원 제주돼지완자', '동원해물버섯완자'와 적전류 ‘동원 제주돼지 너비아니’, ‘동원 제주돼지 떡갈비’, '개성 왕만두'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인다. 동그랑땡류와 적전류의 경우 명절 기간에 평소 대비 수십배의 매출이 발생하기 때문에 유통매장 시식행사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동원F&B 관계자는 "만두는 설의 경우 평소 대비 2배 가량 매출이 상승한다"며 "집에서 직접 만들어 먹는 가정이 점차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명절 시즌 이들 제품의 매출상승률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
설 상차림에 빠질 수 없는 산적과 불고기도 간편식 제품이 있다. 대상 청정원의 '리얼불맛 통살산적구이'는 전통방식으로 고기를 갈지 않고 정성껏 저민 후 배를 갈아 넣은 고기 전용 양념장으로 맛을 냈다. 직접 불에 굽는 공정을 거쳐 본연의 불맛이 살아 있는 것이 특징이다.
석쇠 불고기 특유의 불 맛을 그대로 살린 '리얼불맛 석쇠한판 2종'도 있다. '리얼불맛 언양식 불고기'와 '리얼불맛 청송식 매콤닭불고기' 등 지역별로 유명한 불고기를 집에서도 간편하게 맛볼 수 있도록 제품화했다. 이들 제품은 명절 시즌 평상시 대비 매출이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상 측은 '리얼불맛' 라인이 지난 해 하반기 시장에 안착한 것으로 보고 명절시즌 외 비시즌에도 지속적인 매출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제품 라인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
농심은 만들기 번거로운 떡국을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떡국면'을 선보였다. 떡국에 들어가는 가래떡을 국수로 변형해 간편성을 높였다. 면발은 쌀 80%를 함유하고 기름에 튀기지 않는 건면 제조방식으로 만들어져 더욱 찰진 식감이 특징이다. 대형마트 기준 한 봉지에 1660원이면 간편하게 떡국을 즐길 수 있다.
농심은 부침과 튀김요리를 할 때 쓸 수 있는 '건강한 쌀프리믹스' 제품인 '건강한 쌀튀김가루', '건강한 쌀부침가루'도 내놨다. 이 제품은 밀가루를 넣지 않아 건강한 명절 음식을 만들고자 하는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많다. 쌀이라 밀가루보다 소화가 잘 되고 쫄깃한 것이 특징이다. 설이나 추석 등 명절때 판매량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 아이들 간식용으로도 다양하게 활용된다. -
오뚜기는 조리 시간이 오래 걸리고 번거로운 음식인 잡채와 사골곰탕, 떡국 등을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제품 라인업을 갖췄다. 잡채는 기존 조리 시간이 30분에서 1시간 이상 걸리고 많은 재료를 준비해야 하지만 오뚜기 '옛날 잡채'는 조리 시간을 5분 가량으로 줄여 간편함을 극대화시켰다.
당면 재료로는 최고 원료인 감자와 녹두 녹말을 사용했으며 표고버섯, 목이버섯, 당근, 청경채 등을 넣어 건더기 스프를 만들었다. 액상 참기름과 간장스프를 넣어 감칠맛을 느낄 수 있으며 건강과 다이어트 관계로 칼로리에 예민한 여성들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도록 일반 라면 대비(480~500kcal) 칼로리를 절반 이하인 225kcal로 낮췄다.
이 밖에도 각종 국물요리에 기본 육수로 사용할 수 있는 100% 사골로 만든 '오뚜기 옛날 사골곰탕 국물'과 국내산 쌀 100%를 사용한 '오뚜기 우리쌀 떡국떡', 끓는 물에 2분만 조리하면 완성되는 컵리면 형태의 '오뚜기 옛날 쌀떡국' 등도 명절 시즌에 큰 인기를 얻는다. -
아워홈은 '숯불떡갈비', '숯불수라산적', '숯불동그랑땡', '숯불떡고기완자', '오징어해물완자' 등 총 다섯 가지 적전류 제품과 떡국떡과 사골곰탕을 묶어 판매하는 '떡국세트' 제품을 선보여 인기를 얻고 있다.
적전류 가정간편식은 조리법이 매우 간단해 차례상을 준비하는 주부들의 어깨를 가볍게 해준다. 전을 직접 만드는 경우 복잡한 조리과정으로 인해 메뉴당 최소 30분에서 1시간이상 소요되지만 가정간편식은 냉동 상태 그대로 잘 달궈진 프라이팬 위에서 3~4분간 구워주면 바로 완성된다.
아워홈에 따르면 지난해 적전류 명절 시즌 판매량은 평월 대비 30% 가량 증가했으며 올해에는 가정간편식 제품을 찾는 수요가 더욱 늘어나 구정을 앞둔 2주간 평소보다 약 40~50% 이상 판매량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워홈 관계자는 "차례상과 명절음식이 간소화되는 추세가 뚜렷해지면서 제품 종류나 용량 등을 다양화한 가정간편식 제품들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명절 음식은 손이 많이 가는데다 재료비와 시간도 많이 들지만 냉동, 냉장, 간편식을 활용하면 시간과 비용을 아낄 수 있다"며 "가성비와 효율성을 중시하는 최근 소비 트렌드와 맞물려 매해 명절마다 매출이 큰 폭으로 늘고 있어 더욱 다양한 제품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