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소난골 드릴십' 인도 협상 구체화 단계 대우건설 불확실성 걷어내면 주가 오를 것

  • ▲ 산업은행 이동걸 회장은 8일 "대우조선해양의 소난골 문제가 굉장히 어려운 난제이지만 매듭을 지을 기본 골격은 만들어졌다"고 강조했다. ⓒ 뉴데일리
    ▲ 산업은행 이동걸 회장은 8일 "대우조선해양의 소난골 문제가 굉장히 어려운 난제이지만 매듭을 지을 기본 골격은 만들어졌다"고 강조했다. ⓒ 뉴데일리


산업은행 이동걸 회장은 8일 "대우조선해양의 소난골 문제가 굉장히 어려운 난제이지만 매듭을 지을 기본 골격은 만들어졌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취임 1주년을 맞아 이날 산은 본점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유가가 26 달러할 때 맹렬한 협상을 진행했는데 현재 유가가 55달러 정도로 올랐다. 드릴십을 인도해 운영할 상대가 등장했고 협상 과정이 구체적인 안까지 나온 상태"라고 밝혔다. 


◇ 대우조선 지원, 밑빠진 '독' 아니다 

산업은행은 소난골 사태 해결을 위해 현대상선 용선료 문제를 해결한 국제협상 전문가인 마크 워커 변호사를 영입했다. 

앙골라 석유회사인 소난골이 드릴십 인도를 미루면서 대우조선해양은 2조원의 대금을 지급 받지 못하고 있다. 

산은은 유가가 오를수록 드릴십에 대한 수요층이 넓어져 소난골의 인수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회장은 이어 "대우조선해양에 지난해 3조5천억원을 투입해 국내로 9조원이 상환됐다"고 했다. 

2015년 10월 서별관회의서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대우조선에 지원하기로 한 4조2천억원 중 3조5천억원이 지난해 집행된 것이다.  

이 회장의 이러한 발언은 국책은행의 지원이 '밑빠진 독에 물붓기'가 아닌 기업의 유동성 확보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대우조선의 가장 큰 문제는 유동성 확보"라면서 "현재 수주 잔량이 57조 규모인데 정상적으로 인도된다면 23조4천억원이 국내로 돌아오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 했다. 

STX조선해양부터 한진해운까지 산업은행이 주채권은행으로 있던 기업들이 줄줄이 무너진 상황에서 대우조선해양에 막대한 자금이 공급되며 '특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 회장은 "역사의 시점에서 결심해야하는 부분이 당시에는 비난을 받더라도 세월이 가면 평가받을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 ▲ 산업은행 이동걸 회장은 8일 "대우조선해양의 소난골 문제가 굉장히 어려운 난제이지만 매듭을 지을 기본 골격은 만들어졌다"고 강조했다. ⓒ 산업은행
    ▲ 산업은행 이동걸 회장은 8일 "대우조선해양의 소난골 문제가 굉장히 어려운 난제이지만 매듭을 지을 기본 골격은 만들어졌다"고 강조했다. ⓒ 산업은행



  • ◇ "STX 법정관리 2년 빨랐으면 2조원 절감" 

    그는 "STX조선해양이 법정관리를 2년 만 먼저 했더라도 2조 이상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고 했다. 

    또 한진해운에 대해서도 "지난해 8월말 한진해운에 대해 결심(자율협약 파기)을 했을 때 많은 기관에서 잔존가치보다 청산가치가 높은데 왜 이런 조치를 하느냐고 얘기했던 사람들이 지금 어디 있는지 알 수 없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다만 대우조선 정상화의 첫 단추로 꼽히는 주식거래 정상화는 당장은 어려워진 상태다. 

    이 회장은 "3월달 목표로 삼았던 주식거래 정상화가 조금 늦어질 수 있지만 상장에 필요한 요건은 갖춰졌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수주 절벽의 현실적인 문제로 1/4분기까지는 대우조선을 둘러싼 굉장히 많은 오해·루머로 힘든 세월을 보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 "대우건설 주가, 동의 못해…불확실성 완전히 제거" 

    그는 올해 산업은행의 또 다른 '숙제'인 자회사 매각에 대해서는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현재 저평가된 요소를 제거해 가치를 높여 시장가를 제대로 받아 매각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대우건설은 올해 초 매각공고가 예정됐다가 지난해 3분기 안진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의견 거절을 당하면서 당장 4분기 감사보고서만 기다리는 처지가 됐다. 

    이 회장은 "대우건설은 의견 거절 이후, 굉장히 선제적으로 회계법인과 이야기를 해서 의구심을 다 털 수 있도록 전세계 대우조선의 사업장을 모두 실사하도록 했다"면서 "대우건설이 가진 불확실성을 명쾌하게 제거해 시장이 투명하게 인정할 수 있는 회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에서 건설사중 TOP3라고 한다면 당연히 대우건설이 들어가는데 현재 주가 형태에 대해서는 동의하기 어렵다"면서 "시장이 인정하지 않는 부분은 명백히 이번에 정리하고 들어갈 것"이라고 했다. 

    산업은행은 대우건설 1주당 1만8000원에 인수했지만 8일 오후 2시30분 기준 주가는 5330원에 불과하다. 매입가의 30%에도 못미치는 참담한 수치이다. 

    또 "회계법인이 본연의 위축된 모습으로 원칙을 지키려고 하는 부분도 다 들어줄 것"이라 했다. 대우건설은 오는 9일 실적발표를 앞두고 있다. 

    다만 KDB밸류제6호 사모펀드(PEF)를 통해 대우건설을보유하고 있는데 오는 10월 사모펀드가 만기를 맞는 만큼 그 전에는 반드시 매각 절차를 밟는다는 계획이다.   


    ◇ "산은캐피탈, 시장 매력 느낄 매물로 만드는 일 시급"

    두차례나 유찰된 산은캐피탈 매각에 대해서도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 회장은 "산은캐피탈 매각가로 7천억 이상 받아야 하는데 현재 시장가격으로는 어렵다"면서 "급한 것은 매각보다 시장이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매물로 만드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산업은행은 올해 62조5천억원의 자금 공급을 통해 신성장기업(20조), 중견기업(29조)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중점 추진 과제로 △미래성장동력 확충 △산업구조재편 주도 △국내금융·기업의 해외 진출 견인 △정책금융 수단다변화 등을 들었다. 

    아울러 지난해 10월 발표한 산업은행 혁신방안 19개 과제 중 구조조정기업에 산은 임직원 재취업 전면 금지 등 10개 혁신안의 이행을 완료해 이행률 52.6%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