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자원국·수공, 환경부로 이관·개편… 공무원만 잡는다 볼멘소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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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가 4대강 사업을 실패한 정책으로 규정하고 감사카드를 꺼내 들면서 국토교통부가 수자원 기능 조정이라는 유탄을 맞게 됐다.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이 4대강 보 상시개방과 정책감사 추진을 뼈대로 하는 '여름철 이전 4대강 보 우선 조치 지시'를 내렸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지시로 4대강 16개 보 중 녹조가 심하게 발생하고 수자원 이용의 영향이 덜한 6개 보는 다음 달부터 수문을 개방한다. 낙동강의 고령보·달성보·창녕보·함안보, 금강 공주보, 영산강 죽산보 등이 대상이다.
나머지 보는 생태계 상황과 수자원 확보, 안전성 등을 검토한 뒤 개방 수준과 방법을 결정한다.
4대강 사업에 대한 정책감사는 사업 결정·집행과정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판단에 따른 조처다. 감사결과는 나중에 백서로 발간한다.
청와대는 감사과정에서 불법행위, 비리가 확인되면 상응하는 조처를 한다는 방침이다.
4대강 불똥은 국토부로 튀었다. 국토부 수자원국을 환경부로 이관해 물관리를 일원화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국토부는 수량, 환경부는 수질 업무를 나눠 봐왔다.
국토부 수자원국은 5개 과로 구성돼 있다. 올해 업무 관련 예산은 1조8108억원으로, 기금을 제외한 국토부 전체 예산 20조1168억원의 9.0%를 차지한다.
수자원 업무가 환경부로 통합되면 국토부 산하 5개 국토지방관리청(서울·원주·대전·익산·부산)의 하천관리 기능과 한강·낙동강·금강·영산강 등 4개 홍수통제소도 이전될 전망이다.
4대강 사업을 진행한 수자원공사도 환경부 산하기관으로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이상 기후로 가뭄 발생이 연례행사가 되면서 그동안 물관리를 일원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줄곧 제기돼왔다.
김영삼 정권이던 1994년에는 건설부와 교통부가 건설교통부로 통합되면서 건설부가 갖고 있던 지방 상하수도 업무가 환경부로 이관되기도 했다.
하지만 앞선 정권의 정책 실패를 이유로 부처 조직을 개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국토부가 충격에 휩싸였다.
국토부와 수공은 "업무가 환경부로 이관될 때까지 업무를 차질 없이 챙기겠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특히 수공은 4대강 사업과 관련한 정책감사가 원활히 이뤄질 수 있게 협력하겠다는 태도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앞선 정부에서 핵심 정책으로 추진한 사업의 책임을 정권 교체 후 공무원에게 물으려 한다는 볼멘소리도 없지 않다.
이와 관련해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는 "지난 9년간 환경부가 보이지 않았다. 환경부 장관이 국토부 차관이라는 농담도 있었다"며 "(이번 조직개편은) 그동안 물관리 정책이 개발과 성장 일변도로 치우쳐 진행됐던 것에 대한 균형 맞추기로 이해하는 게 맞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교수는 "국토부나 수공에서 이관될 수자원 개발업무와 환경부의 규제업무가 상충하는 부분에 대해선 세부 조정은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