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 논란' 정우현 MP그룹 회장 사퇴… 최병민 대표이사 체제로

'갑질 논란'으로 검찰의 수사 선상에 오른 정우현 MP그룹 회장이 일련의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26일 회장직에서 물러난다. 

정 회장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방배동 미스터피자 본사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민에게 사죄의 뜻을 전하며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정 회장은 "미스터피자에 보내주신 사랑에 무한히 감사드리고 동시에 제 잘못으로 인해 실망하셨을 국민 여러분께 깊은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며 앞으로 "식자재는 오해의 소지를 불러올 수 있는 일체의 친인척을 철저히 배제하고 공정하고 투명하게 구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업계 전문가와 소비자 대표, 가족점 대표가 참여하는 미스터피자 상생위원회(가칭)를 구성해 구체적인 상생 방안을 마련하고 청년 창업 일자리를 적극 창출하는 사회 공헌 기업으로 거듭날 것을 약속한다"며 "최근의 여러 논란과 검찰 수사에 대해 책임 통감해 회장직에서 물러나고 앞으로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대국민 사과문 발표 도중 총 3차례 고개를 숙여 사죄의 뜻을 밝혔으며 사과문을 읽으면서 몇 초 간 말을 잇지 못하는 등 힘겨운 모습을 보였다.

정우현 회장은 이 날 MP그룹 회장직에서 물러나고 최병민 대표이사에게 국내 경영을 맡긴다고 밝혔다.

최병민 대표이사는 "미스터피자 상생위원회를 구성하는대로 구체적인 상생 방안과 경영 혁신 계획을 만들어 추후 소상히 밝힐 것"이라며 "아직 검찰수사가 진행중인만큼 구체적인 입장을 밝힐 수 없음을 양해해달라"고 전했다.

미스터피자는 보복출점으로 지적된 미스터피자 이천점과 동인천역점을 바로 폐점한다. 식자재 공급에 있어서도 일체의 친인척을 배제하고 공개입찰 방식을 통해 식자재 공급업체를 선정하는 등 공정하고 투명한 관리가 이뤄지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정 회장은 국내 경영에서는 일체 손을 떼게 되지만 해외 사업에서는 파트너들과의 관계가 있어 당분간 해외 경영은 이어가게 된다. 정 회장은 현재 MP그룹 등기이사로 등재 돼 있지만 향후 검찰 조사 이후 등기이사에서 물러나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검찰은 지난 21일 MP그룹과 관계사를 압수수색하고 정우현 회장을 출국금지하는 등 수사에 나섰다. 검찰은 빠르면 이번주 정 회장을 소환해 조사할 계획이다. 

검찰은 본사가 집행해야 할 광고비를 가맹점주에게 떠넘긴 의혹, 가맹점주를 대상으로 한 회장 자서전 대량 강매, 비자금 조성 등 그간 업계에서 제기된 의혹 전반을 수사한다는 방침이다. 

정 회장은 친인척이 관여한 업체를 중간에 끼워 넣는 방식으로 가맹점에 비싸게 치즈를 공급한 혐의(공정거래법 위반)로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의 수사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