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신속한 논의 필요" vs 野 "신중하게 결정"재계 "일자리 창출과 모순, 경쟁력 약화될 것"
  • ▲ 이야기를 나누는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 연합뉴스
    ▲ 이야기를 나누는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 연합뉴스



    문재인 정부의 첫 추가경정예산(이하 추경)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세수 마련을 위한 '부자증세' 논의가 다음주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 재계는 초대기업의 법인세 인상이 투자를 위축시켜 일자리 창출과 상충될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여야간 부자증세 공방이 향후 정치권과 경제계에 새로운 이슈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23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부자 증세를 둘러싼 논의는 오는 25일 국무회의에서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일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초대기업과 고소득자에 대한 증세 방안'을 제시했다. 여야는 이 같은 방안을 바탕으로 법인세 인상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새 방안은 과세표준 2000억원을 초과하는 초대기업에 대해 법인세율 25%를 적용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행 40%로 돼 있는 5억원 초과 고소득자의 소득세율을 42%로 늘리는 방안도 언급됐다.

    하지만 추가경정예산 국회 통과 후 증세를 바라보는 여야의 시각차가 확연히 달라 진통이 예상된다.

    정부 여당은 증세 논의에 즉각 착수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보수 야당은 신중론과 속도조절론을 내세우며 반대 여론을 형성하고 있다.

    민주당 내에서는 증세 구간 신설에 따른 추가 재원확보 예상치나 경제파급 효과 등을 정밀하게 계산하며 여론전에 대비하는 모양새다.

    특히 민주당은 이번 증세가 일부 대기업이나 초고소득자들을 위한 '핀셋 증세'라는 점을 전면에 내세우고, 이를 어떻게 홍보하고 공감대를 얻어낼지 묘책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보수 야당의 입장은 강경하다. 앞서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대통령이 무리한 대선공약 달성을 위해 증세를 추진하고 국민에게 부담을 전가하려 한다"고 반발했다.

    정치권에서 공방과 진통이 예상되는 가운데 재계는 법인세 인상이 일자리 창출과 모순된다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법인세를 올리면 기업 입장에서는 재투자할 여력이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며 “투자를 많이 해야 일자리를 늘릴 수 있는데 결국 정부 정책이 상충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내놨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증세를 좋아하는 기업은 없을 것이지만, 필요하다면 사회적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며 "모두가 고통분담 하는 차원에서 합리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