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웨이, '할랄' 정수기로 이란 공략… 사우디·터키 확장 추진
SK매직, SK네트웍스 업고 중동 재공략… 현지화 제품 개발
  • ▲ 코웨이-이란 가전업체 엔텍합사 수출계약식 ⓒ 코웨이
    ▲ 코웨이-이란 가전업체 엔텍합사 수출계약식 ⓒ 코웨이



    중동 시장이 국내 생활가전업계의 새로운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등의 중동 국가는 국내 가전 시장의 포화와 중국 사드 이슈로 인한 해외 수출 감소의 해결책으로 거론돼왔다. 업계는 현지 생활양식과 문화를 반영한 현지화 제품을 바탕으로 한 전략 마련에 몰두하는 모습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코웨이는 최근 이란 최대 가전회사 '엔텍합(Entekhab)'과 제품 독점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인구 8000만명의 이란은 중동 최대 시장으로 국내 기업의 중동 지역 진출의 교두보 역할을 하는 국가로 알려져 있다.

    하반기 중 코웨이는 엔텍합사(社)를 통해 이란 전역에서 정수기기, 공기청정기, 비데를 독점 판매할 계획이다. 코웨이는 이란 시장 전략 제품으로 할랄(HALAL·이슬람교 무슬림이 먹거나 소비할 수 있는 제품) 인증 정수기를 선정해 이란 내 무슬림 고객을 공략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코웨이 할랄 정수기는 이슬람을 주된 문화로 하는 말레이시아 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추후 코웨이는 이란 시장에서 방문판매 조직과 관리 인력도 구축할 계획이다. 코웨이는 앞서 말레이시아 시장에서 국내와 같은 렌탈 사업 모델을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코웨이는 이란 시장을 바탕으로 현재 중동 내 진출해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터키, 카타르, 쿠웨이트, 이라크 시장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와 동시에 추후 이스라엘, 요르단, 바레인 등의 미진출 국가로의 시장 확대도 염두에 두고 있다.

    SK매직도 이란시장을 중심으로 중동시장을 재공략할 계획이다. SK매직은 과거 동양매직 시절 식기세척기와 냉온수기 등을 중심으로 중동 지역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식기세척기의 경우 이란과 이집트에서 시장점유율 34%, 25%로 1위까지 올라섰지만 동양매직 경영권 이전 등으로 답보 상태에 빠졌었다.

    SK매직은 그룹 계열사 SK네트웍스의 해외 영업망을 바탕으로 중동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기존 중동 주력제품인 식기세척기와 냉온수기 마케팅을 강화하는 동시에 현지 생활 습관과 식문화를 반영한 신제품 개발에 나선다.

    SK매직은 오는 2018년까지 수출 사업 재정비를 마치고 2020년까지 중동, 아시아 20개 국가로의 수출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SK매직은 자사의 수출 가전 제조 노하우와 SK 네트웍스의 글로벌 영업망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동부대우전자는 중동 식문화와 종교에 걸맞는 현지화 제품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동부대우전자의 총 매출 중 80%는 수출에서 창출되며 중동 매출이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소득격차가 큰 중동 현지 생활양식을 반영한 동부대우전자 '자물쇠 냉장고'는 동부대우의 중동 수출 효자상품으로 자리하고 있다. 해당 제품은 외부인이 음식물을 꺼내지 못하도록 냉장고에 자물쇠를 장착한 것이 특징이다.

    무슬림 전통 의복에 특화된 '히잡 세탁기'도 이란 시장에서 주목을 받았다. 해당 제품에는 무슬림 여성이 머리를 감싸는 전통의복 '히잡' 전용 세탁 코스가 탑재돼있다. 이슬람 성전 '코란'에 나온 히잡 세탁법에 맞춰 세례 의식을 진행하는 코스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동 국가는 최근 한국산 프리미엄 제품과 건강, 위생과 같은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국내 가전 업계의 블루오션으로 꼽힌다"면서 "추후 중동국가 소비성향과 제품 선호도를 반영한 현지화 제품들이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