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제외하고 남는 시간에 현장 둘러보며 꼼꼼히 체크경쟁업체 사업장 방문해 모니터링 하기도
  •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8월 2일 잠실 롯데월드타워에 첫 출근을 한 모습.ⓒ롯데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8월 2일 잠실 롯데월드타워에 첫 출근을 한 모습.ⓒ롯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쉴 틈 없는 재판 일정에도 '현장경영'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재판으로 인한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직접 현장을 챙기고 있는 것.

26일 재계에 따르면 최근 신동빈 롯데 회장은 재판을 제외하고 다른 특별한 일정이 없는 경우 잠실 롯데월드타워 사옥 내 집무실에서 일을 보거나 직접 사업 현장을 둘러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오래 전부터 아버지인 신격호 명예회장의 '고객중심·현장중심' 경영 지침을 물려받아 현장경영을 중시해 왔다. 다만 올해 초 시작된 재판 때문에 활동 범위에 제약은 있다. 

신 회장은 매주 월요일과 수요일에 진행되는 롯데그룹 경영비리 공판에 피고인 자격으로 출석하고 있다. 목요일과 금요일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뇌물혐의 재판에 상황에 따라 피고인으로 출석하기도 한다. 많게는 일주일에 나흘을 법원에서 보내는 것이다. 화요일과 주말만이 그룹 경영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인 셈이다.

경영비리 재판이 오는 30일 결심을 남게놓게 되면서 신 회장의 경영 활동에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재판부의 선고가 이뤄지는 연말까지 신 회장을 비롯한 롯데 측은 여전히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검찰과 변호인단의 법리공방이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재판부의 판결도 가늠할 수 없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재판 때문에 경영 활동을 게을리 할 수는 없는 것도 현실이다. 신 회장은 빡빡한 일정에도 핵심 사업을 챙기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최근에는 롯데마트 시흥배곧점을 시찰한 뒤 롯데아울렛 고양점의 경쟁업체인 신세계사이먼 시흥 프리미엄 아울렛을 둘러봤다.

지난 주말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장녀 윤정씨의 결혼식에 참석하기도 했다. 롯데 관계자에 따르면 신 회장의 스케쥴을 미리 확인할 수 없지만 보통은 따로 공지 없이 현장을 자주 둘러본다고 설명했다.

  • ▲ 크로스컨트리 국가대표 선수들과 경기장을 점검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신동빈 회장(가운데) ⓒ롯데
    ▲ 크로스컨트리 국가대표 선수들과 경기장을 점검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신동빈 회장(가운데) ⓒ롯데

  • 특히, 신 회장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스키 종목 지원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그룹 차원의 경영을 넘어서 국가 행사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후원 활동에도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다. 

    지난 8월에는 스키 국가대표 선수단을 격려하기 위해 신 회장이 직접 뉴질랜드 전지훈련 캠프장을 찾았다. 신 회장은 이곳에서 훈련하는 36명의 선수들과 지도자들을 격려하고 안전하게 훈련을 마치고 돌아올 것을 당부했다.

    롯데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은 이 일정을 위해 목요일 재판을 마치고 바로 다음 날인 금요일에 뉴질랜드로 떠났고, 일요일에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서 월요일 재판에 출석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재판 일정과 대외 활동을 차질없이 수행하기 위해 무리한 일정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스키에 대한 개인적 애정과 관심이 큰 것도 영향을 끼쳤다. 대학시절 아마추어 스키 선수로 활약한 신 회장의 스키 실력은 선수 전용 슬로프도 소화할 정도로 수준급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4년 대한스키협회 회장에 취임한 신 회장은 국가대표 선수들의 기량 향상을 위해 스키협회에 2020년까지 100억원 이상을 지원할 계획이다.

    지난 16일 진행된 롯데 경영비리 공판 피고인 신문에서도 신 회장의 대외활동이 언급됐다. 신 회장 변호인 측은 "신 회장이 2018년 평창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많은 지원을 하고 있다"며 국제사회에서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같은 내용은 오는 30일 열리는 결심공판에서 변호인 측의 양형 의견으로 부각될 예정이다. 

    한편, 롯데그룹은 최근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신동빈 시대'의 본격 개막을 알렸다. 신 회장은 앞으로 경영권을 한층 강화하고, 복잡한 지배구조도 대폭 개선하는 등 그룹 경영·쇄신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