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 보다 안정..."기존체제 유지해 '운영효율' 강화""'사업방식-경영시스템' 유지…총수 부재 '경영안정화'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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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경영쇄신이 마무리됐다. 50대 부문장 인사로 시작된 경영쇄신은 사장단, 임원, 조직개편, 보직인사를 거쳐 20여 일만에 종료됐다. 올해 경영쇄신은 '변화 보다 안정'으로 요약된다. 기존 체제를 유지해 총수가 없는 빈자리를 메워가겠다는 의지다.22일 단행된 삼성전자 조직개편은 성과·안정·유지로 평가된다. 경영 공백을 최소화히기 위한 경영 안정화에 집중해 현재와 같은 고성장세를 유지하겠다는 전략인 셈이다.세트부문과 DS부문 모두 안정적인 사업운영 방식을 이어가기 위한 운영효율 향상에 집중했다. 역대 최대 실적을 이끈 경영시스템을 유지해 장기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내부운영 강화…기존 사업운영 방식 유지인사에서 성과주의 원칙을 강조한 삼성전자는 조직개편과 보직인사에서는 '기존 체제 유지'에 방점을 뒀다. 내부운영을 강화하기 위한 보직을 신설하거나 공석을 채우는 소폭의 개편만 진행했기 때문이다.먼저 CE·IM·DS 3대 사업부문은 기존 사업체제의 틀을 그대로 유지하되 조직운영 효율을 높이는 소폭의 사업단위 조정만 실시했다. 다만 미래먹거리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해 현재와 같은 성장세를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부문장 인사와 함께 발표된 삼성 리서치를 통합 출범하고 산하에 AI센터를 신설했다. 4차 산업혁명의 기반기술인 인공지능 연구 기능을 강화해 미래먹거리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AI센터장으로는 이근배 전무가 낙점됐고 리서치 부소장으로 조승환 부사장이 내정됐다. 또 공석인 커뮤니케이션팀장에는 백수현 부사장을 보직해 소통기능을 강화했다.DS부문은 반도체총괄직을 폐지하고 부문·사업부 2단계 조직으로 재편했을 뿐 조직변화는 최소화됐다. 지난 5월 단행된 팹리스·파운드리 사업 분리가 사실상 올해 조직개편의 처음이자 마지막인 셈이다. 공석인 기흥·화성·평택단지장에 박찬훈 부사장이 보임됐으며 DS부문장 종합기술원 부원장 보직을 신설해 황성우 부사장을 앉혔다.이는 메모리와 시스템LSI를 분리해 다양한 전략적 협력관계를 확대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특히 메모리와 비메모리, 팹리스와 반도체 분야를 세분화해 독립사업 체제를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총수 부재 '경영안정화' 집중…미래사업전략 마련 절실삼성전자는 이번 인사에서 총수 부재에 따른 경영 안정화에 집중했다. 세대교체에 입각해 최대 규모의 승진잔치를 벌였지만 총수 부재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소폭의 보직인사를 제외하면 기존 체제를 그대로 유지하는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빠르게 변하는 산업환경에 대응할 적극적인 전략이 마련돼야 한다는 걱정이 나오는 이유다.그렇다고 아무런 변화가 없었던 건 아니다. Business Development(BD) 관련 손영권 사장의 역할을 강화해 산업환경 대응과 미래먹거리 발굴에 힘을 실었다. 기존 DS부문에서 CE, IM부문으로 역할을 확대해 BD 과제의 경쟁력을 높였다.삼성전자는 부문장을 비롯한 조직개편이 마무리된 만큼 올해 안으로 글로벌 전략회의를 실시할 예정이다. 글로벌 전략회의는 국내외 주요 경영진과 해외법인장 등 400~500명이 삼성전자의 미래를 위한 전략을 고민하는 자리로 다양한 현안과 전략이 결정된다.한편 삼성전자 인사가 마무리되면서 전자계열사 조직개편과 생명·화재 등 금융 계열사, 물산·중공업 등 기타 계열사의 승진 인사도 조만간 진행될 전망이다. 삼성은 그동안 삼성전자 개편이 마무리된 후 3~5일 뒤 계열사들의 인사를 발표해왔다.회사 관계자는 "올해 인사는 성과주의, 세대교체, 경영안정화 등으로 요약될 수 있다. 특히 인적쇄신을 통한 경영쇄신이 돋보였다"며 "반면 조직개편과 보직인사는 한정적으로 진행됐다. 기존 틀을 유지하면서 조직운영의 효율을 높이는 조정을 단행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