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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지주가 은행 계열사 카카오뱅크와 증권 계열사인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을 통해 ‘고금리 정책’으로 고객몰이에 나서고 있다.
이로 인해 본의 아니게 ‘한 지붕 속 가족’끼리 경쟁 구도가 생기는 모양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 27일부터 업계 처음으로 발행어음 상품인 ‘퍼스트 발행어음’의 판매를 개시했다. 초대형IB로 인가받은 5대 증권사 중 가장 먼저 발행어음 사업 인가를 받은데 따른 것이다.
퍼스트 발행어음의 약정형 연수익률은 1년 기준 2.30%로 책정됐다. 9개월~1년 미만은 2.1%, 6개월~9개월 미만은 2.0%다. 연이율 기준으로는 시중은행 예금 평균 1.62%보다 높다.
발행어음 출시 이틀 만에 5000억원의 판매고를 세운 한국투자증권은 현재 판매처 등 여러 제반 사항을 논의 후 재차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연내 추가 발행 일정 및 금리 조정 등 여러 사항에 대해 전반적으로 논의 중이며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유상호 사장이 발매 당시 “발행어음으로 연내 1조원을 조달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힌 바 있어 이를 실현하려면 연내 추가판매 가능성이 높다.
한국투자증권은 2.3%의 발행어음 금리로 타 업권 대비 강점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을 취했다. 단 예금자 보호가 되지 않는다는 점은 은행‧저축은행에 비해 다소 핸디캡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발행어음은 향후 금리가 상승될 가능성도 있다. 유 사장이 단기적으로는 실질 금리로 운용하되 시중금리와 고객 반응을 살펴 향후 조정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앞서 한국금융지주의 인터넷전문은행 자회사 카카오뱅크도 예금상품의 1년 만기 금리를 2%로 책정, 기존 오프라인 은행과의 차별성을 꾀하며 주목을 받았다. 후발주자로서 고금리 정책을 통해 고객몰이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카카오뱅크는 초반 가입자 러시에도 불구하고 올 3분기 기준 아직까지 적자가 이어지고 있는 상태다. 공시에 따르면 누적 당기순손실이 668억원에 달했다.
영업이익은 173억원이었지만 판관비가 442억원에 달하는데다 수수료 비용 등이 만만치 않아서다. 초반 공격적인 마케팅 비용이 아직까지 메워지지 않은 상황인 것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봐야 한다는 전망이다. 김태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규모의 경제 효과가 필요한 인터넷전문은행 특성상 당분간 적자는 불가피해 보인다”면서도 “빠르게 증가하는 여수신 금액과 서비스 다각화 노력, 대중 관심을 감안하면 예상보다 빠른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히려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 상품 관련 수익성에 대한 회의론도 제기됐다.
이어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 업무에 대해 유동성이 풍부한 환경에서 조달에 대한 우려는 적다”면서도 “운영전략 및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은 높다”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타 증권사들도 조만간 발행어음 인가를 받고 이르면 내년 초 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보여 경쟁사들이 모두 발행어음 상품을 내놓으면 경쟁사에 밀릴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