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년간 쌓은 노하우 결실… '남중국해' 원유 탐사 성공"우리 땅 우리 바다는 아니지만… 생산 석유는 우리 것"2020년 지분 원유 보유량 '10억배럴' 실현 청신호


  • SK이노베이션이 남중국해에서 원유 탐사에 성공하며 36년간 석유개발 사업에서 쌓은 노하우가 빛을 발했다. 

    통상적으로 해외 자원개발은 10% 미만에 불과한 낮은 성공률과 장기적인 시간이 소요돼 고위험 사업으로 분류되지만 '무자원 산유국'의 꿈을 현실로 만들겠다는 SK만의 뚝심과 집념이 결실을 맺게 된 원동력이 됐다는 평가다. 

    이를 통해 오는 2020년까지 지분원유 부유량을 10억배럴까지 확대한다는 계획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중국 남중국해에 위치한 PRMB 17/03 광구에서 원유 탐사에 성공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015년 2월 광구 운영권을 확보한 이후 지질조사, 물리탐사 등의 기초탐사 작업을 거쳐 시험 생산 과정을 통해 하루 최대 3750배럴의 원유를 채굴하며 석유 부존을 확인했다.

    SK이노베이션은 향후 평가작업을 통해 매장량과 상업성을 확인할 예정이다. 또한 같은 지역에 위치한 04/20 광구, 17/08 광구 등 2개의 탐사 운영권 사업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성과는 대내외 풍파 속에서도 고(故)최종현 SK 선대회장부터 최태원 SK그룹 회장까지 이어진 '무자원 산유국'에 대한 집념과 의지가 이뤄낸 결과물이다.

    석유개발사업은 최종현 SK 선대회장이 지난 1983년 첫 발을 내딛으며 본격적인 항해에 돌입했다. SK이노베이션의 전신인 유공이 100만 달러를 투자해 미국의 유전개발 전문 회사 코노코와 손을 잡고 인도네시아 카리문 광구에서 탐사정 8개를 시추한 것.

    하지만 높은 기술력과 고비용이 요구되는 사업 특성상 성과는 미미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종현 선대회장은 "석유개발사업을 위해 10~20년 이상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고 직원들을 격려하며 지속적으로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1984년 북예멘 마리브 광구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었으며 이후에는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보였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역시 자원 확보를 국가 차원의 문제로 인식하고 석유개발 사업을 주요 과제로 삼는 등 더욱 힘을 쏟고 있다.

    이에 SK이노베이션은 베트남 15-1/05 3개 광구를 포함해 모두 6개 광구의 석유개발에 참여했으며 지난 2014년에는 석유개발사업의 허브로 불리는 미국으로 진출하며 '아메리칸 드림'을 일궈냈다.

    지난해에는 '딥 체인지 2.0'을 통해 석유개발 사업에서 선택과 집중 전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잘하고 있는 것을 훨씬 더 잘할 수 있도록 역량을 높이자는 차원이다. 

    이를 위해 석유개발 사업에서 전통자원은 베트남, 중국 중심으로, 비전통자원은 북미에서 균형 잡힌 성장 기회를 모색하기로 했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현지에서 셰일 자원을 생산 중이며 지난해 초에는 석유개발사업 본사를 미국으로 옮긴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2020년까지 지분 원유 보유량을 10억 배럴까지 늘린다는 계획 실현에도 힘이 실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