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통합' 무게… 기능이관-전문회사 신설도 검토상장사·노조반대 걸림돌, 통합 대신 부실광구 정리가 현실적
  • ▲ 가스공사(왼족)와 석유공사 사옥 전경. ⓒ각 사
    ▲ 가스공사(왼족)와 석유공사 사옥 전경. ⓒ각 사

     

    해외자원개발사업 부실로 막대한 빚더미에 앉은 한국가스공사와 한국석유공사의 구조조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공기업의 해외자원개발 사업에 대한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해외자원개발 혁신 태스크포스(TF)는 지난 5일 한국광물자원공사에 대해선 한국광해관리공단과의 통폐합을 권고한 바 있다.

    자연스레 가스공사와 석유공사에도 통합에 대한 불안감이 엄습하고 있다. 

    11일 산업부 등에 따르면 해외자원개발 혁신TF는 오는 15~16일 서울대학교에서 석유공사와 가스공사의 구조조정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비공개 워크숍을 개최한다. 이를 바탕으로 해외자원개발 혁신TF는 이르면 이달안에 구조조정 권고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석유공사는 전전 정부 당시 진행된 해외 자원개발 부진으로 부채 비율이 2008년 73%에서 지난해 상반기 529%까지 치솟았다. 이런 이유로 2016년 3월 구조조정 작업에 착수해 인력을 20% 줄이고 사옥 매각과 탐사 비용 절감을 통해 비용을 대폭 절감했다. 하지만 아직도 적자 투성이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부채 규모는 17조9770억원에 이른다. 부채에 대한 이자 비용으로만 연간 4000억원을 쓰고 있다.

     

    가스공사도 부실이 심각하긴 마찬가지다. 2017년 상반기 기준 부채가 29조2793억원으로 부채비율은 307%나 된다.

     

    혁신TF도 여기에 초첨을 맞춰 석유공사와 가스공사의 구조조정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석유 자원개발 기능 민관 이관 △석유 자원개발 전문회사 신설 △석유공사 자원개발 기능의 가스공사 이관 △석유공사·가스공사의 통합 등 4가지 방안을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가스공사와 석유공사의 통합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전략기술경영연구원 박기식 부원장은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가스공사와 석유공사를 합치는 게 더 낫다"며 "해외 정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생산적으로 업무를 진행하는 데 있어서도 가스공사와 석유공사로 나뉘어 있는 것보다는 한 회사에 사업부가 2개 있는 게 더 효율적이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 세금을 계속 넣을 수 없는 만큼 가스공사와 석유공사를 통합하면 기획조정실이나 인사부서 등 후선 지원부서의 인력을 줄일 수 있어 그만큼 간접비 중복분을 줄어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가스공사와 석유공사의 통합은 가스공사가 상장사라는 점과 노동조합(노조)이 강력하게 반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추진이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광물자원공사와 광해관리공단의 경우에도 혁신TF가 통폐합 안을 내놓자 당장 노조를 중심으로 강력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광해공단 노조는 '통합 반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했고, 최재훈 노조 위원장은 지난 8일부터 1위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런 이유로 가스공사의 경우 부실 광구만 정리하는 선에서 구조조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혁신TF도 현재 가스공사가 진행 중인 24개 해외자원개발 사업 중 캐나다 3곳과 추가로 1~2곳 정도를 철수 대상으로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017년 6월 기준 가스공사는 혼리버 6428억원, 웨스트컷 2318억원, 우미악 184억원 등 총 8390억원을 투자했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혁신TF가 아직 구조조정 방안을 수립하지 않은 상황인 만큼 이렇다할 입장을 내놓기는 적절치 않다"면서도 "혁신TF가 내놓는 방안을 착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