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사업 이후 사상 첫 적자전환
브랜드 간 경쟁 심화·브랜드 노후화·드럭스토어 공세 탓
  • ▲ 더페이스샵 명동 중앙로점ⓒLG생활건강
    ▲ 더페이스샵 명동 중앙로점ⓒLG생활건강



    지난해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에도 최대 실적을 기록한 LG생활건강이 화장품 브랜드숍 더페이스샵으로 속앓이 중이다. 한때 화장품 브랜드숍 1위를 기록했지만 최근 더페이스샵에 이상 기류가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더페이스샵의 최근 3년간 매출은 2015년 6290억원, 2016년 6498억원에서 지난해 5673 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015년 597억원, 2016년 451억원, 지난해에는 158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2015년 181억원, 2016년 243억원에서 지난해 52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더페이스샵이 브랜드 사업을 시작한 이후 사상 첫 적자전환이다.

    2003년 명동에 국내 1호점을 연 이래 화장품업계에 돌풍을 일으킨 더페이스샵은 짧은 시간에 폭발적으로 성장, 리딩기업으로 통해왔다. 현재 전국 주요 상권에서 1056개 매장과 해외 30개국에서 약 1800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더페이스샵의 실적 부진은 아모레퍼시픽의 이니스프리와 1위 자리를 경쟁하는 상황에서 뼈아프다는 시각이다. 이니스프리는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6420억원, 1079억원을 기록했다. 이니스프리의 영업이익은 더페이스샵(158억원)을 7배 가량 앞질렀다.

    더페이스샵의 가맹점 수도 정체됐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정보시스템에 최근 '3년간 가맹점 수 변동'에 따르면 더페이스샵의 가맹점 신규개점 수는 2014년 573개, 2015년 576개, 2016년 547개글 기록했다. 이 기간 신규 개점도 2014년 88개, 2015년 34개, 2015년 21개로 감소했다.

    국내에서 부진한 실적을 보인 가운데 화장품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의 상황도 녹록치 않다. 더페이스샵무역(광동)유한공사는 지난해 56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14억원을 손실을 봤다. 더페이스샵(상해)화장품소수유한공사 역시 이 기간 매출 120억원과 함께 43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 ▲ 네이처컬렉션 매장ⓒLG생활건강
    ▲ 네이처컬렉션 매장ⓒLG생활건강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더페이스샵 실적이 하락한 1차적인 배경에는 중국의 사드 배치 보복 여파가 꼽히지만 보다 근본적인 배경에는 경쟁 격화"라면서 "2000년대 초 등장해 큰 인기를 업고 전국에 매장을 확대했으나 현재 출점 여력이 극히 제한된 가운데 경쟁이 매우 심화된 상태로 브랜드 노후화로 경쟁력이 약화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
    더페이스샵의 하락세는 사드와 함께 드럭스토어(H&B)의 강세"라며 "소비 트렌드가 화장품 브랜드숍이 아닌 드럭스토어로 이동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실제 올리브영·랄라블라·롭스 등 
    드럭스토어가 새로운 유통망으로 주목받으면서 화장품 브랜드숍 시장에 막강한 경쟁자로 떠오른 상태다. 드럭스토어 1위 올리브영은 지난해 말 매장 1000개를 돌파하기도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더페이스샵의 이번 실적은 국내 브랜드숍 포화로 인한 경쟁 심화, 드럭스토어와의 경쟁이 격화된 것을 요인으로 보고있다"고 짧게말했다.

    더페이스샵은 편집숍인 '네이처컬렉션'으로 전환하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현재까지 더페이스샵에서 네이처컬렉션으로 전환된 매장은 71개다. 

    네이처컬렉션에는 더페이스샵·비욘드·투마루 등 LG생활건강의 화장품 브랜드를 비롯해 CNP차앤박화장품·케어존과 같은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프리미엄 브랜드 등 16개 브랜드 제품을 한 곳에서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