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가량 자숙하면서 봉사활동 등 의미있는 시간 보내적절했던 업무 지적과 그동안의 성과는 정확히 평가돼야
  • ▲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대한항공
    ▲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대한항공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경영일선에 조만간 복귀할 전망이다. 2014년 12월 이른바 '땅콩회항' 사건 이후 3년여만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한진家의 장녀인 조현아 전 부사장이 이르면 4월 초, 늦어도 4월 안에는 칼호텔네트워크 등기이사에 선임될 전망이다.


    현재 한진그룹 안팎에서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경영복귀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 같은 공감대가 형성되는 이유로는 크게 3가지가 꼽힌다.

    우선 3년이라는 자숙의 시간을 성실히 보냈다는 점이다. 조 전 부사장은 6개월 가량 실형을 살았고 사법기관의 최종 결정에 따라 항로변경죄 등에 대해 무죄 판결을 받았다. 실제로 2015년 5월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 받고, 2017년 12월 대법원 전원합의체로부터 기존의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됐다.


    자숙의 시간동안 선행을 베푼점도 눈에 띈다. 서울시 동작구에 위치한 한 보육원에서 2016년 4월부터 지금까지 개인 봉사자로 일주일에 한번씩 아이들을 돌보고 영어도 가르쳤다. 아이들의 자립을 돕고자 결연 아동의 명의로 통장을 개설해 매달 일정 금액을 저축하는 후원도 했다. 6살짜리 남자 쌍둥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로서 조 전 부사장의 봉사를 진정성 있게 바라볼 수 있는 대목이다.


    또 조 전 부사장은 사건 당시 정확한 업무 지적을 했다는 점이다. 이후 과정에서 과도한 조치를 하면서 국민의 공분을 샀지만, 엄밀히 말하면 객실 서비스를 총괄하던 임원으로서 규정 준수를 요구한 것은 적절했다는 평가다.


    당시 조 전 부사장은 승무원이 퍼스트클래스 좌석에 앉아 있는 자신에게 의향도 묻지 않은 채 땅콩을 봉지째 준 것을 지적하고 규정 준수를 요구한 것이다. 물론 비상상황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항공기를 다시 제자리로 오게 한 후 사무장을 하기시킨 점은 부적절했다.


    이에 항로변경죄 적용 여부가 논란이 됐다. 엔진 시동도 켜지지 않은 상태에서 토잉카(Towing Car)에 의해 17미터 정도 뒤로 이동해 다시 탑승구로 돌아온 것에 대해 무죄 판결이 내려지면서 조 전 부사장에게 과도하게 쏟아졌던 비난도 수그러들게 됐다.


    당시 오너의 딸인 조 전 부사장이 아닌 다른 객실승무본부장이 그런 지적을 했다면 업무를 충실히 수행한 것으로 오히려 높게 평가 받았을 수 있었다는 얘기다.


    끝으로 조 전 부사장의 경영복귀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그가 이룩했던 성과를 빼놓을 수 없다. 당시 기내식기판사업본부장 겸 호텔사업본부장 및 객실승무본부장으로서 재직하면서 대한항공의 서비스 수준을 높였다는 대외적 평가를 받았다.


    비빔국수 및 웰빙 유기농 기내식 등 다양한 고품격 기내식 개발, 기내 환경 및 엔터테인먼트 개선 등은 조 전 부사장이 이룩한 성과다. 특히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머물면서 미국 현지의 호평을 받고 있는 L.A. 윌셔 그랜드 센터는 조 전 부사장이 사실상 실무적으로 지휘한 대형 프로젝트였다.


    특히 호텔 사업에도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기에 칼호텔네트워크 복귀가 점쳐지고 있는 것이다. 칼호텔네트워크는 현재 제주KAL호텔, 서귀포KAL호텔, 제주파라다이스호텔, 그랜드하얏트인천 등 4개 호텔을 보유하고 있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구체적인 경영복귀 시점 등이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복귀에 대한 공감대가 어느 정도 형성되는 분위기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