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예정됐던 성과급(720억원) 지급, 한시적 연기10일 급여 지급되지만, 복지성 항목은 이틀 뒤에
  • ▲ ⓒ한국지엠
    ▲ ⓒ한국지엠

    한국지엠(한국GM)이 마지막 데드라인을 열흘 남겨 놓은 상태에서 유동성 위기에 허덕이고 있다. GM이 국내시장에서 철수라는 최악의 결정을 내리기 이전에 부도 처리될 가능성이 더 높아진 것. 노사간 임단협 8차교섭 일정도 아직 잡혀지지 않아 위기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의 유동성이 이날 직원들 급여를 지급하고 나면 사실상 바닥난다.


    이미 지난 6일 성과급 720억원(1인당 450만원, 1만6000여명) 지급이 한시적으로 연기됐다. 하지만 오늘 예정된 급여는 예정대로 지급키로 했다. 다만 학자금이나 의료비 지원 같은 복지성 항목은 이틀뒤에 지급할 예정이다.


    특히 오는 27일 지급 예정인 희망퇴직자 2600여명에 대한 위로금 약 5000억원은 마련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오는 20일 산업은행의 실사 마무리 이전까지 노사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부도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유동성 위기가 시급하다”며 “정부나 GM의 추가 차입금 지원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이어 “협력업체 대금만 겨우 지급하는 수준이라며 이마저도 차량 판매가 감소하면서 한계에 이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한국지엠은 지난 3월 한 달간 총 4만1260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18.9% 하락했다. 특히 내수판매는 군산공장 폐쇄 등에 따른 시장의 부정적 평가에 전년 동기 대비 57.6% 급감한 6272대를 기록했다.


    고객들 입장에서는 철수설, 유동성 위기 같은 부정적인 경영환경 상황에서 한국지엠 차량 구입을 꺼릴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국지엠이 경영 정상화 되기 위해서는 GM이 한국지엠에 대한 차입금 27억 달러(약 2조9000억원)를 100% 출자전환하고, 산업은행이 5000억원을 지원해야 가능하다.


    이를 위한 전제 조건으로 GM은 고통분담을 위한 노사 합의를 내걸었다. 그 이후에 신차 배정이나 출자전환 같은 지원을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나 산은 역시 실사를 통해 '밑빠진 독에 물붓기'가 되지 않도록 재무구조 등을 확인한 뒤에 지원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노조는 고통분담을 수용하지 않고 있다. 이미 3월말까지로 선을 그었던 1차 시한을 넘겼기 때문에 지금같은 유동성 위기까지 초래된 것으로 분석된다.


    신차 배정에 대한 결정도 실사 이후로 연기됐지만, 신차 투입까지는 2~3년의 시간이 걸리리기 때문에 한국지엠의 생산 감소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해 52만4500여대 판매했던 한국지엠은 향후 부평과 창원공장을 기반으로 연간 50만대 생산 계획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신차 배정이 늦어지고, 출시까지의 공백이 생기면서 차질이 예상된다.


    관건은 임단협 타결이다. 노사에 따르면 늦어도 오는 12일 이전에는 임단협 8차교섭이 재개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아직 노사 양측의 간사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조율 중이다. 임단협 타결이 마지막 데드라인이라고 할 수 있는 20일 이전까지 이뤄져야 하는 급박한 상황이다.

    한편, 베리 앵글 GM 해외사업부문 사장도 이번주 중에 다시 방한할 것으로 알려졌다. 베리 앵글 사장이 정부나 산은 등과 어떤 협상 결과를 내놓을지도 관심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