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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숙박·배달 O2O(온·오프라인 연계) 스타트업들이 대규모 인재 채용에 나서 눈길을 끈다. 더욱이 이들 기업들은 대기업 못지 않은 각종 직원 복지제도를 시행 중이어서 예비 지원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숙박 O2O '여기어때' 운영사인 위드이노베이션은 다음달 7일까지 빅데이터, 인프라, 백엔드, 프론트엔드, 정보검색 등 R&D(연구개발) 분야 엔지니어를 채용한다. 연봉은 5000만원부터다.
앞서 글로벌 숙박·액티비티 플랫폼으로 제3의 도약을 선언한 위드이노베이션은 역대 최대 규모의 채용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채용 부문은 개발, 디자인, 기획 등 R&D 부문을 비롯해 사업, 경영지원, HOTEL여기어때 등 총 200명 규모다. 2차 면접은 심명섭 대표이사가 직접 참여해 소통한다. 개발 인재 확보를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다.
위드이노베이션은 현재 주 35시간 근무, 구내식당 운영을 통한 삼시세끼 무료제공, 직원 전용 카페 운영, 연 50만 원 상당의 숙박포인트 지급, 도서비 무제한 지원, 헬스클럽 비용 지원 등 선진 근로 환경을 제공 중이다. 직급체계를 허물고 영어 이름을 부르는 수평적 호칭 문화를 정착시켰다. 구성원이 다양한 업무 기기를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도 있다.
지난해 매출 1005억원을 기록하며 '연 매출 1천억 클럽'에 가입한 숙박 O2O 야놀자는 올해 우수 인재들을 대거 채용해 '글로벌 여가 플랫폼 기업'으로서의 면모를 갖춰나간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보다 R&D 인력을 2배 이상 늘릴 예정이다. 야놀자는 지난해 280여명에 달하는 신규 인력을 충원한 바 있다.
'직원이 잘 놀아야 일도 잘한다'는 지향점을 갖고 있는 야놀자는 출퇴근 시간을 자유롭게 운영하고 있다. 부서에 따라 약간씩은 차이는 있지만 오전 11시에 출근하고 오후 5시30분에 퇴근하기도 한다.
구내식당에서는 직원들에게 삼시세끼를 무료로 제공하고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에는 저명한 인사를 초청해 강연을 듣는 시간을 갖기도 한다.
음식배달 O2O 요기요와 배달통을 운영하는 알지피코리아는 올해 150여명을 채용한다. 이를 통해 임직원 수를 600명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분야별로는 테크본부 40여명, 세일즈본부 50여명, 서비스 운영본부 20여명, 마케팅과 데이터 분석 40여명 등이다.
알지피코리아는 현재 임직원들의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향상을 위해 매주 금요일 오후 5시에 퇴근하는 금요일 조기퇴근제를 시행하고 있다. 평소 근무 시간도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로, 임직원들이 러시아워를 피해 조금 더 쾌적하게 출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업무는 가능하나 개인적인 일로 출퇴근 시간을 맞추기 어려울 경우에는 매년 5일의 재택근무 제도를 활용할 수 있으며, 휴일이 샌드위치처럼 겹칠 때 직원들이 눈치 보지 않고 휴가를 쓸 수 있도록 전사 샌드위치 휴가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전 직원의 연차사용률은 평균 73%에 달한다.
이와 함께 임직원들이 근무시간 중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헬스키퍼'와 '네일 케어' 제도를 운영해 원하는 시간에 사내에 상주하는 안마사에게 마사지를 받거나 큐티클 제거, 보습 등 네일 케어를 받으며 휴식을 취할 수도 있다.
이 외에 △출산휴가 외에도 △남녀 구분없이 자녀가 100일이 될 때까지 1시간 유급 단축근무 제도 △만 6세 전까지 출퇴근 시간을 선택할 수 있는 시차출퇴근 제도 △결혼기념일에 유급 휴가와 외식상품권을 제공하는 결혼기념일 휴가 제도 △임신한 여성 임직원을 위한 2시간 유급 단축근무 제도 등을 운영 중이다.
'배달의민족'으로 유명한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약 200명의 직원을 채용한 데 이어 올해는 400명을 충원할 계획이다. 현재 700여명이 근무하고 있는 만큼 올해 안에 직원수가 1000명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채용분야는 개인정보, 데이터, 서버, 업무시스템, 품질관리,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등이다.
우아한형제들은 지난 2015년부터 '주 35시간 근무제'를 시행 중이다. 주 4.5일 근무제(매주 월요일 오후 출근), 점심시간 90분 등을 통해 직원들이 하루 7시간 정도만 근무하도록 했다.
그 결과 지난 2016년 여성가족부로부터 '가족친화인증'을 받는가 하면, 고용노동부가 주최한 '제2회 일가(家)양득 컨퍼런스'에서 우수기업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가족친화인증은 일과 가정 양립 지원을 위해 육아휴직, 유연근무제 등 가족친화제도를 모범적으로 운영하는 기업과 기관에 대해 여성가족부 장관이 인증을 부여하는 제도다.
아울러 임신한 아내가 검진하는 날 재택근무를 할 수 있는 '우아한 아재 근무', 어린이날에 이어서 하루 더 쉴 수 있는 '우아한 어린이날' 등을 시행하고 있다.
한 스타트업 관계자는 "청년 취업난이 심각하지만 정작 스타트업들은 마땅한 인재를 구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가파른 실적 성장세를 보이며 대기업 수준의 직원 복지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에서 자신의 재능을 펼쳐나갈 인재들이 많이 모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