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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8일 한국가스안전공사 지휘봉을 잡은 김형근 사장이 17일로 취임 100일을 맞았다. 김 사장은 그간 청산과 혁신을 최우선 과제로 '채용비리 공공기관'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매진해왔다.
앞서 가스안전공사는 지난해 9월 감사원 감사에서 채용비리 정황이 드러나 국민적 공분을 산 바 있다. 2015년과 2016년 신입·경력사원 채용 당시 박기동 전임 사장은 합격시킬 사람은 'O', 탈락시킬 사람은 'X' 표시를 하는 방법으로 채용인원의 1배수 내에 들지 않은 13명을 최종 합격시키는 등 채용비리를 저질렀다. "여성은 뽑지 말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이 일로 가스안전공사의 대외적 이미지와 위상은 곤두박질쳤다.
이랬던 가스안전공사를 '국민에게 신뢰받는 최고의 가스안전 책임기관'으로 거듭나도록 하는 게 김 사장의 첫 미션이었다. 이에 김 사장은 제일 먼저 인사혁신을 단행해 여성차별·지역주의·초고속 승진 관행을 철폐하는 대신 능력우선·안배차선이라는 인사원칙을 세웠다.
또 채용비리 관련 직원 8명 전원을 과감히 퇴출시키고, 공공기관 최초로 채용비리 피해자 구제에 나서며 채용비리와의 결별을 알렸다.
지난 2월1일 창립 44주년을 맞아서는 'KGS 2025 비전 선포식'을 개최하고 새로운 도약을 위한 비전도 내놨다. 2025 비전으로 "국민에게 신뢰받는 최고의 가스안전 책임기관"을 선포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4대 경영방침과 8대 경영목표를 설정했다. 이의 근간이 될 5대 핵심가치로 △절대안전 △현장우선 △사람중심 △열린혁신 △지역공헌 등을 정립했다.
청산과 혁신 테스크포스(TF)를 발족해 3개월간 운영하며 '낡은 관행 청산을 통한 국민신뢰 회복'과 '참여와 협력을 통한 사회적 가치 실현'이라는 2대 전략 달성을 위한 8가지 혁신방안도 마련했다.
8대 혁신 방안은 △채용·인사비리 척결을 통한 낡은 과거 청산 △조직 내 부당·부패·비리 유발요인 원천 제거 △남성중심의 상명하복 문화 청산 △국민이 참여하고 체감하는 안전체계 구축 △지역사회 기반의 좋은 일자리 창출 △여성·생활·일이 균형되는 직장 만들기 △사람의 가치·역량을 살리는 인사관리 혁신 △균형발전 공헌을 통한 지역 격차 해소 등이다.
이를 통해 비리개연성이 있는 사장 특별채용 규정을 폐지하고, 사장이 갖고 있던 최종합격자 결정 권한을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인사위원회로 위임하는 등 채용 관련 투명성과 공정성을 대폭 강화했다. 상벌규정에 임원의 부패·비리행위 처벌 근거를 마련해 조직 내 부당·부패·비리 유발요인의 원천적 제거에도 나섰다.
이같은 김 사장의 노력은 지난 5일 기획재정부 주최로 30개 공공기관과 정부 관계자가 참여한 '국민 신뢰 회복' 공공기관 워크숍에서 모범 사례로 소개되기도 했다.
김 사장은 "모범사례 발표는 정부로부터 가스안전공사가 불신과 오욕의 어두운 터널을 벗어났다는 판정을 받은 것이었다"며 "취임이후 가장 큰 기쁨과 보람의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는 새롭게 도약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미래에 집중하고 역량을 강화해 가스안전을 확보하는데 힘쓰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