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재료 '피치', 잔사유서 추출… 수입 의존도 낮추고, 원가도 절약하고 미국, 독일, 일본 이어 국내 첫 개발 성공… 추가 에너지 투입 없어 친환경적한국화학연구원 "피치 기반 인조 흑연 개발 중… 수입대체효과 기대"
  • ▲ 사진은 본문 내용과 무관 ⓒ LG화학
    ▲ 사진은 본문 내용과 무관 ⓒ LG화학
    배터리 음극재 주원료인 흑연(Graphite)의 내수가 3~5년 안에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조 흑연’ 생산의 원재료인 ‘피치’를 ‘잔사유’에서 추출하는 기술이 개발됐기 때문이다.

    최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화학연구원 탄소산업선도연구단장팀은 잔사유를 가공해 인조 흑연을 생산해내는 기술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개발했다. 음극재는 양극재, 분리막, 전해액과 함께 배터리 4대 원재료 중 하나다.

    여태까지 국내에서는 석유 찌꺼기인 잔사유를 폐기하고 흑연의 원재료인 피치를 수입해왔는데, 우리나라도 미국, 독일, 일본 등에 이어 피치 추출 기술을 확보했다. 

    이에 따라 전체 피치 수입량 중 90% 이상을 600만 달러(매월) 상당의 중국산에만 의존하던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원가 절약까지 기대하게 됐다.

    6일 한국화학연구원 관계자는 “피치를 만들려면 400~600도의 열과 전기가 필요한데, 다른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얻을 수 있는 열을 활용할 수 있어 추가적인 에너지가 투입되지 않아 친환경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피치로부터 인조 흑연을 생산하는 기술도 개발 중”이라며 “기술 개발에 성공하면 중국발 수입에 의존하던 전량을 내수로 대체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임지선 한국화학연구원 박사는 “피치 추출 기술에 이어 인조 흑연의 국내 생산 시기를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자원 확보와 수입 대체로 인한 사회-경제적 효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인조 흑연은 비싼 가격이어도 배터리로 생산된 뒤 천연 흑연보다 더 높은 효율을 내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에 장기간 사용하는 제품에 용이하다는 분석이다.

    한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인조 흑연은 원자 표면이 매끈해서 리튬이온이 이동하는데 좀 더 용이하고 저장성능이 더 좋아서 자연 방전 속도가 더뎌 에너지 보호율이 뛰어난 편”이라면서도 “(인조 흑연) 가격이 더 비싸기 때문에 모든 배터리에 사용은 못하고 10년 이상 사용하는 전기차 같은 제품에 들어간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