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부회장, 7개월째 부재 중인 신동빈 회장에 아쉬움 표해“롯데케미칼 유화단지, 신 회장이 인도네시아 방문해야 건설 재개될 것”
  • ▲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왼쪽)이 10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방한 중인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면담하고 있다. ⓒ롯데
    ▲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왼쪽)이 10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방한 중인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면담하고 있다. ⓒ롯데
    “신동빈 롯데 회장의 부재로 다수의 해외 프로젝트가 지연되고 있다.”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의 말이다. 그는 신동빈 회장의 구속수감으로 롯데가 추진 중이던 여러 프로젝트가 사실상 중단된 상태라고 말했다.

    황각규 부회장은 10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인도네시아 산업협력 포럼’에 참석했다. 황 부회장은 기자와 만나 7개월째 부재 중인 신동빈 회장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황 부회장은 롯데케미칼 인도네시아 유화단지 건설 중단과 관련한 질문에 “인도네시아뿐만 아니라 내부 사정으로 여러 사업이 중단된 상태”라며 “유화단지는 신동빈 회장이 석방 후 현지에 방문해 부지를 확인하는 등의 과정을 거쳐야 건설이 재개될 것”이라고 답했다.

    롯데는 앞서 인도네시아 유화 단지에 4조원을 투자해 대규모 석유화학단지를 건설하려 했다. 하지만 1년6개월째 답보 상태다. 황 부회장의 말처럼 신동빈 회장의 부재로 최종 투자결정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착공이 지연되고 있다.

    황 부회장은 “신동빈 회장의 항소심 선고가 다음달 5일에 있다”며 “재판부가 현명한 판단을 내려 총수 부재로 중단된 사업이 재개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황각규 부회장은 이날 포럼 시작 전부터 분주히 움직였다. 포럼 시작 전 조코 위도도(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을 만나 롯데그룹의 인도네시아 진출 현황을 설명하고 상호협력 및 지원 강화방안 등을 논의했다.

    면담에는 황 부회장 비롯해 김교현 롯데케미칼 대표, 김종인 롯데마트 대표, 차원천 롯데컬처웍스 대표, 이광영 롯데자산개발 대표 등도 자리했다.

    황 부회장은 “롯데그룹은 지속적인 투자와 적극 협력 활동 등으로 인도네시아와 굳건한 동반자적 관계를 구축해왔다”며 “인도네시아의 사회기반시설 확충 및 기간사업 투자, 문화사업 확대, 스타트업 육성 지원 등 한층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정부가 관심을 갖고 적극 지원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롯데는 지난 2008년 롯데마트를 시작으로 인도네시아에 첫 진출했다. 10년이 지난 현재는 롯데백화점과 롯데케미칼, 롯데GRS 등 11개 계열사가 나서 9000여명의 고용을 창출하며 활발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아울러 최근 정부의 신남방정책에 맞춰 양국 관계 강화에 기여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인도네시아 빈탄주에 위치한 롯데케미칼타이탄 인근 부지에 약 4조원 규모의 화학단지 건설을 추진 중이다.

    롯데컬처웍스는 지난해 현지 법인을 설립해 현지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서고 있다. 롯데자산개발 역시 인도네시아 주택공사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는 등 현지 부동산 개발 및 사회기반시설 확충 사업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스타트업 육성 전문기업인 롯데액셀러레이터는 인도네시아 정보통신부와 암베신도 등과 MOU를 체결하고 양국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 등에 상호협력하기로 했다. 암베신도는 인도네시아에서 벤처캐티탈협회·벤처기업협회를 겸하고 있는 기관이다.

    롯데 관계자는 “인도네시아에 진출해있는 유통 계열사의 인프라를 스타트업의 테스트베드로 제공할 것”이라며 “암베신도는 우수한 현지 스타트업을 롯데에 소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신동빈 회장은 우리나라와 인도네시아의 ‘가교’ 역할을 맡아왔다. 그는 ‘한-인니 동반자협의회’의 경제계 의장직을 맡아 민간 차원에서의 양국 경제계간 투자 및 협력 강화에 앞장서고 있다. 그러나 신 회장이 법정구속으로 인도네시아에서 추진 중인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