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민노총서 금속노조 가입보고 기자회견사측에 "노조방해말라"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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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코 일부 노동자들이 금속노조 출범을 선언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은 13일 오전 10시 서울 정동 민주노총 13층 대회의실에서 포스코 노동자 금속노조 가입보고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금속노조 김호균 위원장, 법률지원단장 권영국 변호사, 추혜선 정의당 의원을 비롯, 포스코 노동자 9명이 참석했다.

    포스코 노동자들은 신분 노출을 우려해 가면과 두건을 쓰고 등장했다.

    이들 중 대표자 한명은 금속노조 출범 선언문을 통해 "1968년 포스코 창립 후 현재 50년 동안 노동자들은 제철보국의 이념 아래 행복 추구권과 노동3권조차 누리지 못하고 억압과 통제를 받아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최근 경영진의 정경유착과 잘못된 투자로 인해 포스코의 경쟁력과 투명성은 한없이 추락해 왔다"며 "일류 기업으로 신망받던 포스코가 부패와 비리의 온상으로 퇴락한지 오래이나 이에 책임지고 반성하는 경영진은 찾아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포스코 노동자는 현장에서 이뤄지는 악습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50년을 이어온 권위주의와 수직적인 기업문화, 가시적인 성과만을 중시하는 성과주의의 악습과 관행들로 인해 창의성은 자취를 감췄다"며 "현장 노동자들에 대한 모욕적이고 비인간적이며 차별적인 대우가 한계를 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노동자로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평등한 기업문화를 이루고, 노사 공동 이익을 기반한 향후 50년을 준비하는 포스코의 새로운 노동조합을 설립하겠다 밝혔다.

    포스코 노동자는 5가지 요구사항을 사측에게 전달했다.

    주요 내용은 ▲노동 3권을 보장하고 노조탄압을 중단할 것 ▲평등과 존중의 노사 문화 정립으로 부당한 지시없는 진정한 기업으로 태어날 것 ▲지난날 정당한 노조활동을 위해 싸운 이들의 명예회복을 추진할 것 ▲민주적 경영권 승계시스템을 노동조합과 협의할 것 ▲현재 진행하고 있는 임금협상에서 노동자측 요구사항을 수용할 것 등이다.

    포스코 노동자는 "위 사항이 관철되지 않을 시 정부와 각 정당, 민주적인 시민단체와 연대해 싸워 나갈 것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는 포스코 오픈채팅방 개설 배경과 노조 설립 방해 움직임 등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이상섭 금속노조 포항지부 사무국장은 "오픈채팅방은 8월초에 만들어졌다"며 "외부에서 볼 때 포스코 직원이면 상당한 처우를 받고 있다 인식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근속연수에 따라 임금 격차가 심하고 특히 군사적 노무관리 체제가 널리 퍼져 있다"고 설명했다.

    노조 탄압에 대해서는 "직접적으로 회유를 하거나 협박하고 있는 정황은 드러나지 않고 있다"면서도 "우회적으로 심리를 압박하기 위한 다양한 형태로 탄압이 이뤄지고 있다"고 답했다.

    일대일 면담이나 저근속자 중심으로 예정에 없던 회식을 한다던가, 노조를 음해하는 발언들, 특정부서를 중심으로 현장 직책 보임자들에게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노조 가입 가능성을 알아보고 집중적인 면담이 이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노조 설립을 방해하기 위해 특정 학교 출신이거나 전 노사협의회 전체 대표 등이 중심이 된 대항노조 설립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금속노조 및 포스코 노동자들은 ▲금속노조로 단결하여 포스코를 바꾸자 ▲무노조경영 철폐하고 노조할 권리 보장하라 ▲금속노조가 답이다 포스코를 바꾸자 라는 구호를 외치며 이날 행사를 마무리했다.

    한편, 이들은 구체적인 노조원 규모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