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투병 소방관 등 공상불승인 경제적 어려움 지원 예정
  • ▲ 건국대 창업동아리 119레오가 제작한 폐방화복 활용 가방들과 이승우 대표. ⓒ뉴데일리 류용환 기자
    ▲ 건국대 창업동아리 119레오가 제작한 폐방화복 활용 가방들과 이승우 대표. ⓒ뉴데일리 류용환 기자

    화재·재난 등 사고 현장을 누비는 소방관들의 헌신적인 활약과 달리 직무상 상해를 스스로 입증해야 하는 상황에 한 대학 창업동아리가 이들을 위한 사회적 활동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건국대학교 창업동아리 119레오(REO)는 폐방화복을 활용한 '업사이클링' 제품을 제작, 판매 수익금 기부하는 등 공상 불승인으로 어려운 처지에 놓인 소방관들을 돕는 활동을 진행 중이다.

    화재 현장에서 발생한 유독물질·연기 등에 노출된 소방관이 암 발병에 힘겨운 나날을 보내도 공무상 상해를 인정받지 못하는 공상 불승인이 결정되면 국가로부터의 보상을 받기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된다.

    현재 건국대 건축학과 4학년으로 119REO를 이끌고 있는 이승우 대표(25)는 소방관들이 안타까운 사연에 창업을 통해 이들을 돕는데 집중하고 있다.

    그는 2일 "창업은 사실 책임감이 컸다. 소방관들을 돕기 위한 것인데, 대학 동아리 시절 펀딩을 통해 기부금을 전달했었다. 안타깝게도 기부금을 전달한 소방관께서 세상을 떠나셨다. 이때부터 책임감이 생기게 됐고, 사회적 변화 속에서 소방관으로 근무했던 분들이 소송을 진행 중인 것에 이들을 돕기 위한 활동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119RE0의 사업 아이템은 업사이클링이다. 방화복의 사용 기한은 3년으로, 119REO는 기한이 지나 폐기되는 방화복을 가방으로 제작해 판매하고 있다.

    방화복은 방수, 방염 등의 기능을 갖추고 있다. 다만 출동 횟수 등에 따라 기능이 떨어지게 되는데, 폐방화복을 활용한 업사이클링 가방은 세척·분해·재가공 등 여러 단계를 거쳐야 상품화가 가능하다.

    이 대표는 "2016년부터 사업을 구상했고 작년에 펀딩을 진행해 정산을 했다. 사업은 올해 8월부터 본격화했는데 폐방화복을 가방으로 제작하기 위해선 완벽함을 갖춰야 한다. 가방으로 만들 때 컷팅, 박음질 등을 손수 해야하며 하나의 제품이 완성되기까지 2시간가량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현재 119REO에서는 건대생 6명이 활동 중이다. 이중 4명은 학업을 병행하면서 사업 운영 등에 도움을 주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암 투병 중에도 공상 불승인으로 어려움을 겪는 소방관은 치료비 부담, 생활고 등으로 허덕일 수밖에 없다. 결국 질병과 직무상 연관성을 본인이 증명해야하는데 소송 결과에 따라 보상 여부가 가려진다. 헌신적인 활동에도 결국 소송을 통해 국가와 싸워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이 대표는 "재난 현장을 누비는 소방관의 경우 연기 등으로 인한 피해를 입는다. 하지만 이에 대한 조사가 부족하고, 20여명이 현재 소송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보상을 받아야 하는데 국가가 아닌 유가족, 암 투병 소방관이 직접 증명해야 하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어 "경제적 고통 속에서 소송을 하게 된다면 서류 준비를 시작으로 국가와 싸움을 벌여야 한다. 희생을 입증하고, 국가와 싸워야 하는 것에 소방관분들이 겪는 좌절감이 크다"며 아쉬운 상황을 전했다.

    열악한 처우에 공상 불승인으로 암 투병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소방관들을 위해 119REO는 판매 수익의 일정 비율을 기부, 사업 확장 등을 통해 도움을 손길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는 "앞서 순수익 전액을 기부했는데, 앞으로 매출액 또는 순수익의 일정 비율을 기부하는 부분을 고민 중이다. 소방관들을 돕기 위한 전시회, 토크쇼 등을 마련하고 사업을 확장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업사이클링 가방을 판매 중인데 제품 다양화, 수익 확대 등을 통한 기부로 소방관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