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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이 대규모 기술수출을 이뤄내면서 올해말부터 내년 상반기에 발표될 주요제약사 파이프라인의 성과도 주목된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 신라젠, 제넥신 등이 현재 개발 중인 신약의 글로벌 임상결과를 비롯 미국에서의 허가 등이 예상된다.
특히 한미약품은 유한양행의 기술수출 소식에 따라 함께 주가가 급등하면서 시장의 기대를 받고 있다.
한미약품은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와 폐암신약 '포지오티닙'의 허가 신청 및 혁신치료제 지정이 예상된다. 두 물질은 이미 미국 스펙트럼 기술수출돼 현지 임상을 진행해왔다.
롤론티스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허가신청을 제출할 계획이다. 빠르면 내년 상반기 품목 허가를 획득할 것으로 전망된다.
롤론티스는 과립구세포군촉진인자(G-CSF) 바이오의약품으로, 경쟁약은 암젠의 '뉴라스타'다. 지속형 호중구감소증은 항암 치료 중 백혈구가 줄어드는 부작용을 말한다.
임상 3상 결과 롤론티스는 뉴라스타와 비교해 1차 유효성 평가변수인 중증 호중구감소증 발현기간에서 비열등성을 입증했다. 비열등성은 신약이 기존 약물에 비해 열등하지 않다는 것을 말한다.
특히 뉴라스타와 비교해 절대위험은 8%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절대위험은 '실험약 투여군과 대조약 투여군 간의 실제 사건 발생률 차이'로 신약의 효율성에 대한 지표 중 하나다.
포지오티닙은 FDA에 혁신치료제 지정 신청을 제출할 계획이다. 혁신치료제로 지정 받게 되면, 2021년 FDA에 판매허가 신청을 할 수 있다.
포지오티닙은 현재까지 치료제가 없는 EGFR 엑손20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 효과를 보여 혁신치료제 지정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포지오티닙의 임상 2상 중간결과 부분반응률(PR) 55%, 무진행생존기간 중간값 5.5개월을 나타내는 등의 효과를 입증했다. ORR(Objective Response Rate, 객관적 반응률)의 경우 기존의 치료제는 8% 미만, 2차 치료제(도세탁셀·PD-1/PD-L1 저해제)는 19% 미만인데 비해, 포지오티닙은 43%에 달했다.
한미약품의 파이프라인 가운데 기술수출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추정되는 후보물질은 'HM15211'이다.
HM15211은 삼중 작용제(Triple agonist)로 전임상에서 파킨슨 및 비알콜성 지방간염 치료제로써의 효능을 입증했다. 향후 임상은 비알콜성 지방간염 및 당뇨 치료제로 진행되며 내년 상반기 임상 1상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라젠의 '펙사벡'은 간암 글로벌 3상 중간결과 발표가 내년 1분기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임상은 넥사바-펙사벡 병용군과 넥사바 단독군을 비교한다. 넥사바는 간세포암 유일한 표적치료제다. 신라젠은 환자 1명당 10개월정도 관찰기간을 두고 있다. 펙사벡의 1차 지표는 전체생존율(OS)이다. 환자수는 600명이다.
펙사벡의 임상 3상을 주도하고 있는 가산아부 알파 미국 메모리얼슬로언케터링암센터(MSKCC) 교수는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의약매체 온크라이브와 인터뷰에서 "펙사벡 임상 3상이 세계적으로 순항하고 있고 임상데이터도 매우 잘 축적하고 있어 앞으로 나올 3상 결과에 대해 큰 기대감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제넥신 하이루킨 임상 결과 발표도 1분기에 예정돼 있다. 하이루킨 단독요법으로 국내에서 고형암 환자 대상 1상을 진행한 결과물이다.
객관적반응률(ORR) 수치가 10% 미만일 경우 병요임상 결과에 대한 기대감은 낮아지게 된다. 암환자 대상 하이루킨 첫 임상 데이터다.
이외에도 3월에는 메지온의 유데나필 폰탄수술 환자 대상 미국 3상 결과발표, 6월에는 바이로메드 VM-202 당뇨병성신경병증 미국 3상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메지온은 신약후보물질 유데나필을 이용해 미국, 캐나다, 한국 등에서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폰탄수술은 선천성 심장기형 중 하나인 단심실 환자들에게 시행하는 수술이다. 그러나 20세가 넘어가면 호흡 기능이 급속도로 떨어지면서 만성심부전증 간경화 간암 등 여러 합병증으로 환자 대부분이 사망에 이르게 된다.
유데나필은 앞선 임상에서 경쟁 물질 대비 심각한 부작용 없이, 심장 기능 및 운동능력을 향상시켰다.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 시가총액 상위 업체의 글로벌 임상결과 다수가 대기하고 있다"며 "이들의 결과에 따라 섹터의 전반적인 센티먼트(주가심리)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