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지엘리트·대성학원·메가스터디 등 수험생 상대 장사한국교육과정평가원 "명백한 보안각서 위반"
  • ▲ 대형서점 등을 통해 판매 중인 엘리트모의고사 국어영역, 대성 파이널 모의고사, 메가북스 천기누출 등이 '수능 출제진'이 문제 출제에 참여했다는 부분을 언급하고 있다. ⓒ뉴데일리 류용환 기자
    ▲ 대형서점 등을 통해 판매 중인 엘리트모의고사 국어영역, 대성 파이널 모의고사, 메가북스 천기누출 등이 '수능 출제진'이 문제 출제에 참여했다는 부분을 언급하고 있다. ⓒ뉴데일리 류용환 기자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둔 가운데, 형지엘리트 등 입시업체들이 모의고사 문제지 판매 전략으로 '수능 출제진'을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교수·교사 등이 시험 문제 출제에 참여했던 사항을 경력을 활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반면 문제지를 제작한 업체들은 경력을 노출시키면서 이익을 취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8일 입시업체별 2019학년도 모의고사 문제지를 살펴보니 △형지엘리트 엘리트모의평가연구소 '2019 엘리트 국어 모의고사' △대성학원 대성학력개발연구소 '더 프리미엄 수능 대파(대성파이널) 모의고사' △메가스터디 메가북스 '천기누출 파이널' 등은 수능 출제진이 집필진으로 참여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달 15일 치러지는 수능을 치르는 수험생의 겨냥해 입시업체가 자체적으로 제작한 모의고사 문제지는 문항수·출제 범위 등을 시험 기준을 적용하며, 문제지가 봉투에 담겨 있어 '봉투모의고사'라고 소개되기도 한다.

    최근 최근 서울의 한 대형서점을 찾아보니 봉투모의고사 상품을 내놓은 입시업체 가운데 엘리트모의고사 국어 영역의 경우 '수능 출제 경험을 갖춘 국내 최고의 국어 전문가'가 참여했다고 강조, 엘리트모의고사연구소 홈페이지에서도 관련 사항을 앞세웠다.

    대성학력개발연구소의 수능 대파 전면에는 '대성의 53년 노하우, 전현직 평가원/Exx 출제진과 함께 수능 불패의 마무리를 시작하라'는 문구가 강조됐고, 연구소 홈페이지에서는 '수능 출제위원이 만드는 수능과 가장 근접한 모의고사'라는 문구가 등장했다.

    대성마이맥을 통해 판매되는 '상상국어 모의고사 2.0'의 경우 아예 수능 출제에 참여했던 인물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었다.

    메가스터디가 개발한 천기누출은 '수능 등 직필 및 검토 경험이 풍부한 최고 집필진이 출제했다'는 문구가 봉투모의고사, 메가북스 홈페이지를 통해 소개됐다.

    엘리트모의고사연구소, 메가북스에 실제 수능 출제진이 참여했는지 문의해보니 "맞다"고 답했고, 대성학력개발연구소는 "수능 출제진 표현을 안 썼던 것으로 안다"면서도 취재가 진행되자 홈페이지에 등장한 문구를 수정했다.

  • ▲ 대성마이맥(왼쪽), 엘리트모의평가연구소 홈페이지 캡처화면. 모의고사 제작에 수능 출제자의 참여 사항을 안내하고 있다.
    ▲ 대성마이맥(왼쪽), 엘리트모의평가연구소 홈페이지 캡처화면. 모의고사 제작에 수능 출제자의 참여 사항을 안내하고 있다.
    수능 출제는 비공개가 원칙이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출제 과정에 참여 후 관련 사항을 외부에 누설하지 않는다는 내용 등을 담은 보얀서약을 출제위원으로부터 받는다. 이를 위반할 경우 평가원은 제재를 내린다는 입장이다.

    평가원 관계자는 "수능 출제위원의 참여 경력을 노출하면 보안서약 위배에 해당된다. 경력을 밝혔을 경우, 삭제 완료 시까지 책임을 구체화하고 위약벌로 일정 금액을 징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메가스터디 관계자는 "문제가 된다는 점을 몰랐던 거 같다"며 조치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반면 형지엘리트 측은 대성마이맥도 수능 출제진의 참여 사항을 노출하고 있다며 "입장을 내놓을 게 없다"고 밝혔고, 현재도 수능 출제진의 모의고사 참여를 강조하고 있다. 대성마이맥은 "평가원에서 지침이 온다면 표현 문구를 모색해보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수능 출제 경력 사항이 입시업체들의 돈벌이 전략으로 이용되고 있는 모습이다.

    교육업계 한 관계자는 "수능 출제에 참여했더라도, 보안서약으로 경력을 공개하지 않는다. 수험생에게 영향이 미친다는 부분에서 언급하는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