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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 최초 여성 CEO가 나온다.
유리천장 이슈가 끊임없이 제기됐던 금융투자업계에 대형 증권사인 KB증권이 처음으로 여성 CEO를 배출하며 업계 관심을 모은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일 KB금융지주 이사회는 계열사대표추천위원회를 개최해 KB증권 신임 각자대표로 김성현 KB증권 IB총괄 부사장과 박정림 KB증권 WM부문 부사장을 선임했다.
KB증권은 기존 윤경은, 전병조 사장 퇴진 이후에도 각자 대표 체제를 유지한다.
박정림 KB증권 사장 내정자는 현재 KB증권의 유일한 여성 상근임원이다.
1963년생으로 1986년 체이스맨하튼 서울지점에 입사하며 금융권에 발을 들인 이후 2004년 KB국민은행으로 자리를 옮겨왔다.
1992년 부터 1994년까지 정몽준 전 의원 비서관으로 근무한 이력도 눈에 띈다.
KB증권으로 넘어온 시기는 지난해 1월로 WM부문 부사장을 역임해왔다.
같은 기간 KB금융지주의 WM 총괄부사장, KB국민은행 부행장도 겸직했다.
KB금융, KB국민은행 KB증권 3곳의 겸직은 지주·은행·증권 간 협업 구축을 통한 새로운 수익모델 창출을 위한 지주의 전략이다.
자산관리 분야에서 오랜기간 몸담아온 박 내정자는 사장 취임 이후에도 은행과 증권의 협업을 통한 시너지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 관계자는 "박 내정자는 WM 전문가로 원스톱 종합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WM복합점포 개설에 박차를 가하는 회사의 방향과 일치한다"며 "회사의 또 다른 주력 부문이자 한때 큰 손실을 입기도 했던 세일즈앤트레이딩(S&T) 업무에도 강점을 갖고 있어 기대감이 높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증권업에 근무한 경험이 짧고 업계가 전반적으로 추구하는 IB분야에 대한 경험이 없다는 점을 약점으로 꼽는다.
KB증권이 내년에도 각자대표 체제를 유지하는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으로 풀이된다.
IB부문은 김성현 IB총괄 부사장이 승진을 통해 챙긴다는 계획이다.
김 내정자는 기존에 IB부문을 맡았던 전병조 전 사장과 긴밀하게 발을 맞춰와 지속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는 이번 인사에 대해 세대 교체와 여성 CEO 배출이라는 상징성을 갖추면서도 조직의 안정은 유지한 결과로 보고 있다.
통합출범 이후 초대형IB로서 자기자본과 인력이 크게 늘어난 상황에서 각자대표 체제 유지를 통해 부문별 전문성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한편 박정림 내정자가 공식적으로 CEO 자리에 오르면 증권업계 첫 여성CEO가 탄생하게 된다.
KB금융 내에서는 김해경 KB신용정보 사장에 이어 두 번째 여성 CEO 배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