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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사장으로 유력하게 손꼽히는 예병태 쌍용자동차 부사장이 '핫한' 현대차 팰리세이드에 반쪽 평가를 내렸다. 쌍용차로 오기 전까지 그가 현대·기아차에서 다양한 보직을 거쳤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예 부사장은 팰리세이드 외관에는 깊은 인상을 받지 못했다면서도 내부 디자인은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또 팰리세이드 경쟁모델은 카니발이 될 것이라며 G4 렉스턴 판매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예병태 부사장은 지난 9일 렉스턴스포츠 칸 미디어 시승 행사장에서 팰리세이드에 대해 "내부 디자인을 보니 우리 쌍용차가 배워야 할 점이 많다는걸 깨달았다"면서도 "외관은 평범한거 같다. 그다지 깊은 인상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쌍용차 대형 SUV G4 렉스턴과의 비교도 잊지 않았다. 일각에서 예상하고 있는 팰리세이드 출시에 따른 G4 렉스턴 판매 감소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예 부사장은 "팰리세이드와 G4렉스턴은 그 수요층이 다르다 생각한다"면서 "어찌보면 팰리세이드는 렉스턴보다 기아차 카니발에 가까운 차종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가 팰리세이드 주력으로 밀고 있는 모델은 7인승 디젤 2.2 모델이다. 이 차량은 2-2-3구조로, 중간이 뚫려 있어 3열 탑승객의 승하차가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예 부사장 또한 MPV(Multi-Purpose Vehicle)인 카니발이 이러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팰리세이드 경쟁모델로 카니발을 지목한 것.
그는 "팰리세이드 출시가 G4 렉스턴 판매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보다 카니발 수요층을 얼마나 가져오는지를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팰리세이드 출시 이후인 지난해 12월 판매 실적에서는 G4렉스턴과 카니발 모두 전월대비 10% 이상 감소폭을 보였다. G4 렉스턴 판매는 전월 대비 11.2% 감소한 1263대를 기록했으며, 카니발은 5448대로 17.1% 줄었다.
하지만 팰리세이드가 이제 막 출시됐단 점과 현재 물량이 딸려 출고가 늦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어느 모델에 더 영향을 미칠지 지켜봐야 한다는게 중론이다.
뜨거운 인기를 누리고 있는 팰리세이드는 사전계약만 2만5000대에 달하며, 지금 계약을 해도 올 8월 정도가 돼서야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팰리세이드가 대형 SUV 뿐만 아니라 이와 비슷한 MPV시장도 흔들어 놓고 있다"면서 "현대기아차 마케팅 전문가 출신인 예 부사장의 예상이 얼마나 맞아떨어질 지 지켜보는 것 또한 흥미로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