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의견표명 11곳 모두 완패한진 조양호 회장 연임 찬반여부 내주 초 결론
  • 국민연금이 이달 주주총회를 앞둔 34개 기업의 주주총회 안건에 대한 의결권 행사 방향을 사전 공시했다. 

    국민연금이 독립성·전문성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서 기업의 감시·견제 역할에만 치중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 이사회 견제에 초점… 이사 보수 상향에 반대   

    국민연금은 19일 오후 이달 26일까지 주총을 개최하는 34개 상장사 중 14곳에 대해 반대 의견을 내놨다. 이사·감사 선임과 이사 보수한도 상향에 반대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는 지난 12일 23개사를 대상으로 1차로 의결권을 내놓은 데 이어 두 번째다. 

    앞서 국민연금 수탁자전문위는 국민연금 지분율이 10% 이상이거나 국내 주식 포트폴리오서 보유 비중이 1% 이상인 상장사를 의결권 행사 사전공시 대상으로 결정했다. 

    이번에 국민연금이 반대표를 던진 기업은 총 14곳인데 대상, 키움증권, 한글과컴퓨터, 한국단자공업, 하나투어, SBS콘텐츠허브 등 6개사에 대해 이사 선임과 관련해 반대 입장을 내놨다. 

    특히 한글과컴퓨터의 김상철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에 반대하며 "과다겸임에 따른 충실의무 수행이 우려된다"고 했다. 

    또 이사 보수한도액 승인 안건으로 올린 하나투어, 네이버, 에스비에스, 한국단자공업, 한국전력공사, DB하이텍, 코오롱인더스트리, 셀트리온, 키움증권에 대해서도 반대했다. 


    ◇ '반대' 표대결에서 몽땅 패배… 조양호 연임 반대할까

    국민연금이 주총에서 적극적으로 반대표를 던지고 있으나 현재까지 성과는 '제로'에 가깝다. 국민연금이 올들어 20일까지 반대 의결권을 행사한 11곳의 주총에서 표대결을 벌인 결과 모두 패배했다. 

    국민연금은 앞서 LG하우시스, 현대글로비스, 한미약품, 신세계 등의 사외이사·감사 선임에 반대했으나 대주주를 비롯한 다른 주주들의 동의를 얻지 못해 원안대로 통과됐다. 

    오는 27일과 29일 각각 주총을 앞두고 있는 대한항공·한진칼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민연금은 늦어도 내주초까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대한항공 등기이사 연임 안건에 대한 찬반 입장을 공개할 예정이다. 

    국민연금은 앞서 한진칼에 대해 정관 변경을 제안한 상태다. 배임·횡령에 따른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인물의 이사회를 박탈하는 내용으로 조 회장은 현재 관련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 ▲ 국민연금은 늦어도 내주초까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대한항공 등기이사 연임 안건에 대한 찬반 입장을 공개할 예정이다. ⓒ 뉴데일리
    ▲ 국민연금은 늦어도 내주초까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대한항공 등기이사 연임 안건에 대한 찬반 입장을 공개할 예정이다. ⓒ 뉴데일리
    ◇ 독립성 어디로… 장관이 국민연금 위원장은 한국뿐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국민연금은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하며 적극적인 주주권행사를 알렸다. 

    문 대통령은 지난 1월 공정경제추진전략회의서 "대기업 대주주의 탈법과 위법에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면서 국민연금을 기업 통제 수단으로 활용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하지만 국민연금의 기금운용 방식이 세계적 흐름과는 거꾸로 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자산규모 기준 5대 국가 연기금 운용실태를 분석한 결과 기금운용 이사회가 정부 소속인 사례는 한국뿐이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보건복지부 소속으로 현직 장관이 위원장을 맡는다. 

    해외 5대 연기금은 자산 기준으로 일본 공적연금(GPIF), 캐나다 연금투자위원회(CPPIB), 미국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CalPERS), 네덜란드 공적연금(ABP)이다. 

    한경연은 "해외 연기금은 위원장을 기업·학계 출신으로 의사결정기구의 독립성이 보장돼 있다"면서 "이사회 내 정부 인사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연금은 정부가 운용, 의결권까지 행사하고 있는데 스튜어드십 실행 이전에 연금 독립성을 확보해야 할 것"이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