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매출 4%·순이익 300% 증가불황에 '가성비 무기' SPA 성장브랜드 다각화로 고객 흡수기부엔 인색… 지난해 80% 이상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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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업계의 불황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SPA(제조·유통 일괄형 의류업체)브랜드들의 성장세가 무섭다. 일본 브랜드 유니클로가 지난해 사상 최대 실 적을 기록한 가운데 스웨덴 브랜드 H&M도 성장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SPA 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 예전처럼 성장세를 지속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있었지만 이를 말끔히 불식시켰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M을 운영하는 한국법인 에이치앤엠헤네스앤모리츠의(회계연도 2017년12월1일~2018년11월30일) 매출은 248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 증가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96억원으로 전년 보다 11% 줄었지만 당기순이익은 43억원으로 지난해 보다 304% 성장했다.
국내 패션기업의 경우 대부분 이익이 줄어들거나 소폭 신장하는 데 그친 점에서 선방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실제 지난해 국내 패션시장 규모는 42조4300억원(한국섬유산업연합회)으로 2017년(42조4704억원)과 비교해 역신장한 가운데 H&M은 최근 몇년 사이 꾸준히 성장해왔다.
이 회사의 매출은 2012년 900억원에서 2015년 1569억원, 2017년 2387억원으로 성장하며 '메가 브랜드'로 성장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34억원에서 신규 브랜드 투자에 따라 38억원으로 줄더니 2017년 109억원을 기록했다.
업계에선 H&M 불황에도 저가로 소비자들의 닫힌 지갑을 열고 신속성으로 시대에 부응하면서 지속 성장이 가능했던 것으로 분석했다. SPA 브랜드는 기획·디자인·생산·제조·유통·판매까지 전 과정을 제조 회사가 맡으면서 가격거품을 없애고 트렌드까지 장착했다.
H&M는 국내 패션시장의 잠재력, 성장력을 높게 보고 다양한 브랜드를 전개 중이다. 세분화되고 경쟁이 격화됨에 따라 과거와 같이 남녀노소를 아우르는 범용 브랜드보다는 특정 계층을 타깃으로 한 브랜드를 강화해왔다.
주력 브랜드 H&M와 함께 더 모던하고, 고급감있는 콘셉트의 코스(COS), 앤아더스토리즈 등을 운영하고 있다. 코스의 경우 아시아 최초로 온라인 진출, 더현대닷컴에서 판매 중이다. 홈퍼니싱 열풍으로 H&M홈까지 론칭, 잠실 롯데월드몰점, 부산 NC서면점을 포함해 전국 8개를 운영 중이다.
H&M뿐 아니라 SPA 브랜드의 성장세가 계속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시장이 포화상태라는 시각이 있지만 최근에는 가심비와 같은 상품 만족도를 중시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경쟁을 통해 오히려 활성화될 것이란 판단이다.
업계 관계자는 "계속되는 경기 불황에 따른 소비 위축과 패션 트렌드 변화로 당분간 SPA 시장은 성장이 지속될 것"이라면서 "여성·남성 등 카테고리에서 키즈·홈 등 다양해지고 있어 소비자들의 선택 폭은 넓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글로벌 SPA 브랜드들이 잠식이 거세지면서 국내 업체의 입지는 더욱더 비좁아질 전망"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한편 H&M은 국내에서 25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고도 사회공헌엔 인색한 것으로 드러났다. H&M의 지난해 324만원을 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에는 2657만원을 했으나 지난해 대폭 삭감했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SPA 브랜드가 매년 두 자리씩 성장하고 있지만 이익 늘리기에만 열중하고 있는 것 같다"며 "시장에서 지배력이 강화되고 있는 만큼 사회적 책임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