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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승주 한화생명 대표이사 사장이 공식 선임되면서 차남규 부회장과 각자 대표 체제를 본격화했다. 여 사장은 한화그룹 내 대표적인 금융 전문가로 2014년 삼성그룹의 방산, 화학계열사 빅딜 작업을 주도한 인물이다. 한화생명이 최근 롯데카드 인수전에 뛰어든 상황에서 여 사장은 금융계열사의 몸집불리기에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생명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63빌딩 본사에서 열린 70기 정기주주총회와 이사회에서 여승주 대표이사 선임 안건을 의결했다.
여승주 사장은 한화생명 재정팀장, 전략기획실장,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 등을 지낸 한화그룹 내 대표적인 금융전문가로 한화그룹의 인수합병(M&A)과 미래 신사업 전략을 이끌었다.
한화그룹이 M&A를 통해 사세를 확장해온 만큼 여 사장이 금융 계열사의 덩치를 키우는 역할을 할 것이란 분석에 힘이 실린다. 한화는 한양화학, 한화유통, 대한생명, 삼성그룹 석유화학·방위산업부문 4개사 등을 인수하면서 재계 10위권 그룹이 됐다.
여 사장은 2012년부터 그룹 경영기획실 전략팀장(CFO)을 맡아 그룹의 주요 M&A를 주도했고, 삼성그룹과 빅딜을 성공적으로 이룬 공로를 인정받아 2014년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를 맡아 흑자전환을 이끌었다.
2017년 7월 한화생명으로 이동한 뒤 그룹의 지주사인 한화로 파견됐고, 경영기획실 금융팀장을 맡아 금융 계열사 전반을 관리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지난해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던 경영기획실이 해체 후에도 계열사 전반을 관리하고 시너지를 창출하는데 힘쓴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0월 한화생명 수장 자리에 올랐으며, 각자 대표 체제 하에서 M&A와 미래 신사업 전략을 이끌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한화는 지난해 태양광과 방산 부문 계열사의 구조 개편 작업을 마친데 이어 생보 중심의 금융 계열사 지배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한화는 현재 한화생명, 한화손해보험, 한화투자증권, 한화저축은행, 한화자산운용, 한화인베스트먼트 등 6개 금융사를 보유한 가운데 금융 계열사 인수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말 롯데카드 인수를 위해 전담(TF)반을 꾸렸으며, 여승주 사장이 전담반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여 사장은 한화생명 내에서 M&A와 미래 신사업 전략을 이끌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과거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 시절 손실을 만회하고 수익 극대화 전략을 펼쳤다는 점에서 2022년 도입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및 신 지급여력제도(K-ICS)에 앞서 최적의 전략을 마련할 것이란 평가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여승주 사장이 대표이사로 선임되면서 3년 만에 각자 대표체제가 됐다”며 “굵직한 현안은 차남규 부회장과 여승주 대표이사가 같이 결정하고, 내부 살림은 여 사장이 챙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