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 임대료 직부담… 2차례 근저당권 설정재단 행사 참석, 축사·강연기부금 30억 중 25억 장학·연구·후원 등 공익목적 사용
  • ▲ (왼쪽사진) 최태원 SK 회장과 김희영 티앤씨재단 대표가 지난 19일 서울 용산 티앤씨재단에서 열린 ‘홈커밍데이’에 참석한 모습. ⓒ티앤씨재단
    ▲ (왼쪽사진) 최태원 SK 회장과 김희영 티앤씨재단 대표가 지난 19일 서울 용산 티앤씨재단에서 열린 ‘홈커밍데이’에 참석한 모습. ⓒ티앤씨재단
    최태원 SK 회장이 동거인 김희영씨와 함께 설립한 ‘티앤씨재단’을 물심양면 후원하고 있다. 사무실 임대료를 내고, 주요 행사에 참석하는 등 사실상 재단의 대표 역할을 하고 있다. 실제로 최 회장은 재단 설립을 위해 가장 많은 금액을 출연하는 등 김희영씨와 공동 설립 및 운영의 주체이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티앤씨재단은 지난 19일 사무실 이전을 기념해 ‘홈커밍데이’ 행사를 개최했다. 최태원 회장은 행사에 참석해 축사와 강연 등을 했다. 최 회장과 김희영씨가 공식석상에 함께 모습을 나타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티앤씨재단은 “홈커밍데이는 사회적 가치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인사들이 참석해 새로운 협업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교류의 장으로 진행됐다”며 “이재열 서울대 교수의 강연과 토크콘서트 등이 열렸다”고 전했다.

    최 회장은 재단 행사 참석뿐만 아니라 티앤씨재단 임대료를 내는 등 물적지원도 하고 있다. 첫 사무실이었던 한남동 지하 1층, 지상 2층짜리 건물의 근저당권도 최 회장이었다.

    지하 1층 일부와 옥상을 포함한 근린생활시설 전체에 대해선 3년 계약으로 지난 2017년 3월 전세금 4억원에 임차했다. 이 계약은 내년 3월 31일까지다. 이어 티앤씨재단 설립을 코앞에 둔 같은해 11월 전세금 2억원을 더 내고 건물 지하 1층 일부를 추가로 2년 동안 임대하기로 했다.

    이전한 사무실도 역시 최 회장이 계약당사자다. 지난해 12월 24일 계약을 한 뒤 4개월이 지난 이달 초 사무실을 옮겼다.

    최 회장은 근저당권자로 임대인인 건물주에게 빌려준 2억원의 ‘담보’ 성격으로 사무실을 잡았다. 한 부동산업체 대표는 “개인 근저당 설정은 그들만의 금전 관계가 있어 자세한 사정을 알기는 어렵지만, 채권자인 최 회장이 채무관계가 끝날 때까지는 사무실을 이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티앤씨재단은 지난해 1월 학술연구 및 장학지원 사업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김희영씨가 대표를 맡고 있으며 국내외에서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다.

    대표적인 국내사업은 학업·예체능 분야에서 뛰어난 재능이 있는 아동 및 청소년을 발굴해 장학금을 주는 ‘티앤씨 스칼라십’이다. 국외에서는 요르단 아즈락 시리아 난민캠프에 첨단 의료장비를 갖춘 앰뷸런스 2대를 기증했다. 당시 김 씨도 현장에 나섰다.

    재단이 지난해 기부받은 돈은 총 30억원이다. 이 중 25억2800만원을 썼다. 운영비 1억6000만원을 제외한 23억6800만원은 장학지원 및 학술연구 등 공익활동에 쓰였다. 재단은 강경지역아동센터와 용산희망나눔센터 등을 후원하고 있다. 기부자 및 단체는 알려지지 않았다.

    한편, 티앤씨라는 재단명에도 관심이 쏠린다. 재단은 설립자들의 이름 앞글자인 ‘T’와 ‘C’로 정했다고 밝혔다. T는 최태원 회장의 영문 이니셜 중 태원의 T를, C는 미국 국적인 김희영씨의 영어이름 ‘클로이(Chloe)’의 C에서 딴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