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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세번째 물밑 행보에 나섰다. 롯데카드 포기와 면세점 철수에 이어 항공기 엔진을 만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공장을 국내 기자단에 처음 공개하는 것이다. 선택과 집중이라는 전략과 함께 항공산업 연관성을 적극적으로 어필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오는 16일 미디어를 대상으로 창원공장 견학을 진행할 예정이다.
2014년 말 삼성에서 한화로 빅딜된 이후 처음 진행하는 기자단 행사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측은 “출입기자들을 대상으로 한번도 창원공장 르포를 진행하지 못해서 그동안 요청이 많았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항공기 엔진 조립 및 부품 생산에 있어서 자사의 기술 경쟁력을 보여주고, 글로벌 항공분야 선도기업의 비전을 공유하고자 한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주로 항공기 엔진 조립 및 부품을 생산한다. 조립된 엔진 제품은 군수용으로 납품되며, 엔진 부품은 세계 3대 엔진 제작사인 GE, PW, 롤스로이스 등에 공급된다. 한화그룹은 이처럼 국내 10대 그룹 중 유일하게 항공기 엔진 사업을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창원공장 미디어 행사 타이밍이 절묘하다는 관측이다.
매각주관사로 CS증권이 선정되면서 본격적인 매각 절차가 시작됐고, 채권단은 이달부터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실사를 진행해 6월쯤 입찰공고를 낼 예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그동안 한번도 공개하지 않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공장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는 것이다. -
앞서 한화는 최근 롯데카드 본입찰에서 막판에 불참했으며, 적자에 허덕이는 한화갤러리아 면세점 사업 철수도 결정했다.
결국 한화그룹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올인 전략을 펼치고 있으며, 이번에는 항공산업의 연관성을 적극적으로 알리면서 자연스럽게 새주인으로서의 합리적 명분을 갖추겠다는 전략으로 보여진다.
여전히 한화그룹은 아시아나 인수에 관심이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점차 그 행보가 과감해지고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