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수출 규제-기업 실적 악화-투자심리 냉각…악순환 지속대신證 "불확실성 지속에 내달 코스피 2000선 붕괴 우려"저가인식 강화따른 外人매수·당국 투심개선 의지에 희망
  •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가 내달 코스피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7월 한국 증시를 때린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 여파로 이어지는 투자심리 냉각세가 내달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란 전망으로 2000선 사수와 하회에 대해서는 다소 전망이 엇갈린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경기에 대한 불안심리가 고조되면서 실제 국내외 IB는 물론 한국은행 경제 성장률 전망치도 지속적으로 내려가고 있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올해 초 2%대 중후반에서 2.1%대까지 내려갔다.

    이에 따라 증시도 타격을 받고 있다.

    미국의 경우 사상 최대의 호황 속에 증시도 폭발하며 주요국 증시를 동반 상승시키고 있지만 한국은 홀로 약세를 기록 중이다.

    특히 개인의 매수세가 급감 중이다.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가 1차적인 문제라면 이에 따른 영향으로 국내 기업들이 3분기부터 부진한 실적을 이미 예고한 상황이다.

    여기에 미중 무역분쟁도 언제든 재발할 가능성이 남아있다.

    이같은 이유 등으로 8월 코스피 부진이 점쳐지는 가운데 대신증권은 내달 코스피가 2000선 붕괴 위험을 안고 있다고 전망하며 예상 밴드를 1980∼2100으로 제시했다.

    이경민 연구원은 "한국의 산업구조는 수출 의존도가 높아 대내외 충격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며 "최근 글로벌 무역분쟁 등 대외 리스크 요인이 부상함에 따라 우리 경기의 하방 리스크 및 원화 약세에 대한 압력도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업의 실적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기업 실적이 가파르게 하향 조정되면서 코스피의 가치평가 매력도 낮아지며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1배를 웃돌며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며 "반도체 기업들의 업황 불확실성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교보증권은 8월 코스피가 2000선은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8월 코스피밴드 2050~2200을 제시한 김형렬 리서치센터장은 "내달 국내 증시는 성장 동력을 기대하기 보다는 악재 소멸·완화 가능성을 생각해야 할 정도로 쉽지 않은 국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수출제재와 미중 무역협상도 이성적 외교 해결 보다 정치 이해관계와 맞물려 낙관적인 시나리오를 그리기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다만 "코스피 평가에 부진한 실적의 반영 비율이 낮아져 점진적으로 저가인식이 강화될 수 있다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달 깜짝 금리인하가 당장에 증시에 도움을 줄 수는 없지만 당국의 투자심리 개선의지를 엿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외국인의 행보 역시 향후 증시 흐름에 긍정적인 신호로 볼 수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5일 기준 외국인 보유 코스피 주식의 시가총액 비중은 38.45%로 2006년 8월 24일(38.46%) 이후 12년 11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외국인의 매수세가 반도체 업종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띄지만 일본의 반도체 핵심 소재 수출규제가 오히려 재고 감소와 반도체 가격 상승효과를 내면서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사 한 연구원은 "외국인의 매수세가 이어지는 것은 하반기 증시 회복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삼성증권도 코스피가 가치평가 상으로는 바닥에 근접했다고 진단했다.

    유승민 투자전략팀장은 "코스피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전날 종가 기준 0.82배까지 하락했다"며 "2003년 이후 코스피 PBR는 약 0.8배 부근이 바닥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국내 증시가 시장 외적 불확실성으로 단기간에 급락했으나 기초체력을 고려한다면 과민한 반응"이라며 "현 국면에서는 가치를 지닌 성장주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