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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이 사기계좌 등 금융범죄 예방을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관련 인력을 확충하고 돈세탁 방지의 첫 관문인 고객알기(Know Your Customer)제도를 강화해 글로벌 수준의 시스템을 갖춰가고 있다.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 국가상호평가와 강화된 특정금융정보법 개정에 발맞춰 내부통제를 강화한 것이다.
8일 우리은행은 국내은행 최초로 3단계에 걸친 고객알기제도를 본점과 연계해 신속하고 전문적으로 심사하는 방식을 오는 19일부터 전 영업점으로 확대 도입한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이 구축한 고객알기제도는 영업점 거래를 1차로 확인하고, 자금세탁방지 부서의 전문인력을 통해 2차로 확인하며, 검사실의 독립적인 검사 인력이 3차로 확인하는 시스템이다.
기존에는 고객이 금융거래를 위해 영업점을 방문하면 고객알기제도 등 사전 심사를 영업점에서만 하고 사후 검사를 본점과 연계해 진행해왔다. 이제는 사전 심사까지 본점과 연계해 빠르고 철저하게 보겠다는 것이다.
원활한 제도 시행을 위해 지난달 자금세탁방지 전문인력을 110여명으로 증원했으며 은행의 모든 사업그룹 내에 전담 업무팀을 신설했다.
현재 미국, 영국, 홍콩 등 해외 금융사는 국내 금융사보다 먼저 사업그룹 차원의 고객알기제도를 시행하고 있는데 이는 글로벌 금융사로서 경쟁력을 갖기 위한 내부통제 제도로 꼽히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국내 금융사도 선진 내부통제제도를 갖춰야 한다는 금융당국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국민은행은 우리은행의 이같은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우리은행의 제도정착과 그 효과를 지켜보면서 국민은행도 관련 시스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자금세탁방지 업무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세계 최고 수준의 인지도를 갖춘 ‘톰슨 로이터社의 자금세탁방지 교육 프로그램’을 지난 6월 도입했다.
해외점포 주재원들과 본점의 컴플라이언스 업무 담당 직원 및 관련 부서 실무자 등 600여명을 대상으로 해당 교육 과정을 시작했다. 이들은 3개월 동안 자금세탁방지제도와 경제 제재 조치에 대한 개념, 법규-제도, 업무처리 절차, 주요 자금세탁 거래 유형, 최근 동향 등을 숙지하면서 업무 역량을 글로벌 스탠다드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다만 은행권은 고객알기제도를 강화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고객 민원 확대를 우려하고 있다.
이 제도에 대한 국민인식 확산이 부족한 탓에 일부 고객들은 깐깐하게 심사하는 고객알기제도에 불만을 갖고 민원을 제기하고 있어서다.
은행관계자는 "일부 고객 중에는 은행의 고객알기제도에 불만을 갖고 '내가 내 돈 거래한다는데 웬 참견이냐'는 식의 반응을 보일 때가 있다"며 "이런 고객들의 불만이 민원으로 이어지면 은행입장에서는 금융당국 평가에 불이익을 받기 때문에 난감하다"고 전했다.
때문에 은행권에서는 금융당국에 고객알기제도 관련 민원을 은행의 민원평가에서 제외시켜달라는 건의를 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