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점 매각 등 일회성요인 영향 커돈 맡기는 고객 줄어 NIM 하락세위기상황 같지만 준비는 다른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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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씨티은행과 SC제일은행은 나란히 올해 상반기 실적 개선을 이뤘다.

    1년 전과 비교했을 때 당기순이익이 늘어난 것인데 앞으로도 이와 같은 실적 행진을 이어갈 수 있을지 의문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상반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씨티은행 1696억원, SC제일은행 1503억원을 거뒀다.

    씨티은행은 전년동기 대비 45%, SC제일은행은 2.5% 증가한 수치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뛰어난 영업 수완으로 거둔 실적이라면 박수를 받을 자격이 있다. 그러나 지표를 꼼꼼히 살펴보면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씨티은행이 큰 폭으로 실적 개선을 이룬 이유는 본점 매각이익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매각액은 약 2000억원으로 알려졌다.

    일회성요인을 제외한 영업 지표는 우울하다. 상반기 이자이익은 4969억원으로 1년 전보다 3.1% 하락했다.

    비이자이익도 16% 감소한 1122억원에 그쳤다.

    대표적 수익성 지표는 순이자마진(NIM)은 2.37%로 은행 평균치(1.61%)보다 높지만 하락 폭은 평균(0.06%)보다 배 이상 빠르게 낙하하고 있다. 씨티은행의 NIM 하락 폭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0.16% 떨어졌다.

    수익성이 떨어지는 이유는 씨티은행에 돈을 맡기는 고객이 계속 줄고 있기 때문이다. 씨티은행의 예수금 잔액은 26조6907억원으로 3개월 전보다 3.5% 줄었다.

    씨티은행의 경영상황은 좋지 않지만, 박진회 은행장은 올해 상반기 보수로 16억4300만원을 받았다.

    SC제일은행 상황도 별반 차이가 없다. 다만, 앞으로 위기대응 측면에서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SC제일은행의 총자산은 68조9387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했을 때 1.17% 줄었다. 순이자마진 역시 같은 기간 1.48%에서 1.44%로 은행 평균치를 밑돌고 있다.

    다행인 점은 선제적으로 리스크관리에 힘을 쏟고 있어 앞으로 다가올 위기에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전년동기 대비 0.06% 상승했지만, 연체율은 같은 기간 보다 0.04% 하락한 0.26%로 개선됐다.

    SC제일은행은 자금조달도 다각화하며 안정성도 꾀하고 있다. 지난 1월 상각형 조건부 후순위채권으로 약 6000억원 발행하고 6월에도 5000억원 규모의 커버드본드를 발행해 안정적인 장기자금을 조달했다.

    업계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 등 은행 간 경쟁이 치열해 지면서 고객들의 예금이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라며 “외국계은행은 일회성 요인에 너무 치중하기보다 체질 개선을 위한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