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제약사, 지난해 국내 R&D에 4706억원 투자… 전년比 16% 증가

국내 진출한 다국적 제약사들이 지난해 R&D에 투자한 비용이 약 4706억원으로 전년 대비 1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이하 KRPIA)는 31개 회원사를 대상으로 조사된 ‘2018년 국내 R&D 투자 현황’ 결과를 19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에 진출한 다국적 제약사 31개사가 지난해 임상연구에 투자한 R&D 비용은 약 4706억원으로 전년 대비 16% 증가한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해외 본사에서 직접 외주한 R&D 비용을 제외한 수치다.

다국적 제약사의 지난해 임상연구용 의약품 직접비는 전년 대비 19.3% 증가한 1540억원으로 집계됐다. 임상연구용 의약품 직접비는 임상연구를 위해 국내 환자에게 무상으로 의약품을 지원함으로써 새로운 치료기회를 부여하는 효과도 있다.

다국적 제약사 31개사의 지난해 R&D 인력은 총 1717명으로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이 중 28개 회원사의 경우 1678명 고용으로 전년 대비 8.2%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다국적 제약사 31개사는 총 1486건의 임상연구를 수행했다. 지난해 임상연구 건수는 1192건으로 전년 1196건과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초기 임상시험 건수가 전년 대비 6%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국적 제약사의 지난해 전체 임상연구 중 암과 희귀질환 임상연구 비율은 각각 49%(583건), 5%(63건)였다. 전체 임상연구 중 암과 희귀질환 환자를 위한 임상연구 비율이 50% 이상 차지한 셈이다. 다만, 암과 희귀질환 임상시험 건수는 전년에 비해 상당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KRPIA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선진국에 비해 우리나라의 항암제·희귀질환 치료제 접근성이 줄어들고 있는 추세를 감안해 보면, 해당 영역의 신약에 대한 제도적·정책적인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 세계 제약사 주도의 임상시험 프로토콜 국가별 비율에서 한국은 지난 2017년 5위(3.51%)에서 지난해 6위(3.39%)로 가라앉았다. 반면, 중국은 5위(3.7%)에서 3위(4.66%)로 두 단계 상승했다. 최근 의약품·임상시험용 의약품 허가 제도개혁 등 규제개혁을 단행한 덕분이다.

KRPIA 관계자는 "우리나라도 임상시험의 경쟁우위를 지속하고 투자 매력도를 높이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다국적 초기 임상시험 참여 기회 확대는 물론, 글로벌 R&D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유관 부처의 적극적인 관심과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