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도자 의원, 항암제 보험급여 신청 않는 다국적 제약사 비판국내 약가 OECD 평균보다 45% 낮다는 연구결과 지적 빗발쳐
  • ▲ 아비 벤쇼산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KRPIA) 회장 ⓒ뉴데일리
    ▲ 아비 벤쇼산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KRPIA) 회장 ⓒ뉴데일리

    다국적 제약사들의 모임인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KRPIA)의 아비 벤쇼산 회장(MSD 한국지사장)은 2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종합감사에 출석해 여야 의원들의 질타에 진땀을 뺐다.

    국회 보건복지위 바른미래당 간사인 최도자 의원은 이윤 극대화를 위해 항암제들을 보험급여 신청조차 하지 않는 다국적 제약사의 행태에 대해 강하게 질타했다.

    최 의원에 따르면, 희귀의약품 318품목 중에서 유통되지 않은 의약품은 76품목(23.9%), 국내 미허가 의약품은 14품목(4.3%)이나 된다. 희귀의약품 10개중 3개는 국내 환자들이 구하기가 어려운 게 현실이다. 최 의원은 식약처의 허가를 받은 지 10년이 넘었지만 건강보험에 등재되지 않은 항암제들을 나열했다.

    최 의원은 "건강보험을 적용받지 못해 환자들은 비급여로 치료를 받고 있고, 그 과정에서 파산을 겪는 등 경제적 고통에도 힘들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리피오돌 사태에서 보듯이 다국적 제약사들은 이윤을 위해 환자들의 생명을 볼모로 인질극을 펼치고 있다"며 "다국적 제약사가 이윤만 추구할 것이 아니라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는가"라고 물었다.

    아비 벤쇼산 회장은 "분명히 한국시장에서 환자들이 생명을 좌우하는 신약에 빠르게, 완전히 접근할 수 없었던 시기가 있었다"며 "협회의 사명은 회원사들이 진행하고 있는 연구·개발(R&D)의 결과가 환자와 가족들에게 닿을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적극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조치를 검토, 시정하겠다"며 "물론 이를 위해서는 보건복지부의 실제적인 협력과 협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다국적 제약사들이 KRPIA의 국내 약가가 낮다는 연구결과를 핑계로 건강보험 등재를 회피한다는 지적도 빗발쳤다.

    지난 2016년 KRPIA는 '제약산업발전과 환자접근성 향상을 위한 약가제도 개선방안'을 통해 국내 약가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가격의 45% 수준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외국은 이중가격제도 등 한국과 상이한 제도로 실제약가를 파악할 수 없는 만큼 외국의 실제약가는 밝히지 않은 채 이들보다 약가가 낮다는 주장은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최 의원은 "소비자들은 한국 약값이 비싸다고 하는데 다국적 제약사들은 약값이 너무 싸서 힘들다고 한다"며 "정부가 거대 자본의 논리를 깨고 약값을 제대로 비교하려면 중장기적이고 다양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복지부에서도) 연구를 준비하고 있다"고 답했다.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해당 연구결과 비판에 가세했다. 기 의원은 "2017년 연간 보고서를 보니까 국내 신약 가격이 OECD 평균 가격의 45%라고 나와있는데, 다국적 제약사들이 우리나라에 진짜 싼 가격으로 공급하고 있는 게 맞나"라고 물었다.

    아비 벤쇼산 회장은 "해당 보고서는 2014년에 발간된 보고서"라며 "2017년 기준으로 별도의 연구를 진행 중이다. 결과는 아마 내달쯤에 나올 것"이라고 답변했다.

    기 의원은 "정말 정확하게 약가를 비교하려면 각 제약사별로 실제 약값을 공개해야 한다"며 다국적 제약사들이 약가를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아비 벤쇼산 회장은 "협회장이지만 각 회원사가 이에 동의할지 아닐지는 공개적으로 발언할 권한이 없다"고 회피했다.

    마지막으로 최 의원은 "중국이라는 큰 국가 때문에 '신약 코리아 패싱'이 걱정된다"며 "신약을 한국에 우선 도입될 수 있도록 협회 차원에서 노력해줄 수 있는가"라고 물었다.

    아비 벤쇼산 회장은 "중국 시장에 대해 언급할 수 없다는 점은 이해해달라"며 "한국의 협회장으로서 한국 환자들이 가장 빠른 속도로 가장 완전하게 혁신 신약을 접하게 하는 것을 가장 우선적으로 생각하겠다"고 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