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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조원 규모 ‘빅딜’ 웅진코웨이 매각 성사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시장은 되파는 웅진, 사려는 넷마블과 팔리는 코웨이 모두가 만족스러운 거래가 될 것이라는 평가를 내놓는다.
웅진그룹은 14일 웅진씽크빅 이사회를 열고 넷마블을 코웨이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씽크빅은 코웨이 지분 25.08%를 보유한 대주주다. 웅진과 넷마블은 이달 중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하고 올해 안으로 거래를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넷마블은 웅진에 1조8300억원의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는 웅진이 가진 1조6000억원의 채무와 500억원의 이자비용을 즉시 상환할 수 있는 금액이다. 웅진 측은 거래 후 급한 빚을 처리하면 약 3000억원의 여윳돈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웅진그룹 관계자는 “14일 오전 이사회를 통해 넷마블을 코웨이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면서 “매수자 측에서 제시한 금액대로라면 거래 후 3000억원의 현금이 남게 된다”고 설명했다.
코웨이도 한숨을 돌렸다. 인수전 막판에 안정적인 자금을 갖춘 국내 기업이 등장해 판매인력 이탈 등의 우려를 씻을 수 있게 됐다. 업계는 넷마블의 현금성 자산을 3조원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웅진코웨이 관계자는 “공유경제 등 최근 시장 트랜드에 따라 렌탈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이라며 “게임과 가전 렌탈이 동떨어진 사업처럼 느껴져도, 글로벌 진출 등 다양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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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마블은 사업 다각화를 위해 코웨이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성장이 둔화된 게임업을 뛰어넘는 새 수익 창출원을 찾기 위해서다. 업계는 현금 흐름이 우수한 코웨이가 넷마블의 확실한 캐시카우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넷마블은 비(非)게임 분야 인수합병에 한창이다. 지난해 4월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 소속사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지분 25.71%를 사들인 게 대표적이다.
업계는 방준혁 넷마블 의장이 제시한 ‘2020년 매출 5조 달성’이라는 경영 목표에도 코웨이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넷마블 매출은 약 2조원, 코웨이는 약 2조7000억원이다.
렌탈 업계도 이번 딜을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다. 양 사 주력업종이 전혀 다르지만, 현장 조직 위주의 렌탈의 경우 특별한 노하우 없이도 무난한 사업이 가능할 것이라는 시각이 다수다.
렌탈업계 관계자는 “렌탈업의 핵심은 우수한 판매 조직을 잘 유지하는 것”이라며 “자금력을 갖춘 회사가 좋은 수수료 체계와 판매원 복지를 제공하기만 한다면 사업상 큰 어려움은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코웨이의 경우 1만 명 넘는 업계 최고 수준의 판매 인력을 갖추고 있어, 현재 가진 조직을 운영만 잘하면 된다”면서 “국내업체가 새 주인이 되면 판매원 이탈 등 조직 안정 측면에서 사모펀드, 외국계 기업보다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