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누적 매출 6503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매출 6536억원 근접했기 때문다국적 제약사 평균 21년 걸리는 시장 매출 1조, 에피스는 8년 만에 달성삼성바이오에피스 상장, 자체 자금조달 가능하지만 장기적 가능성은 여전
  •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은 1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첫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정상윤 기자
    ▲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은 1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첫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정상윤 기자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은 1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창립 8년 만에 첫 흑자 전환이 확실시된다"면서 "올해 시장 매출은 1조원 정도가 될 것으로 예측한다"고 밝혔다.

    이번 기자간담회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지난 2012년 창립된 후 처음으로 개최한 것이다. 고 사장은 "적자를 내는 회사는 말할 수 없다는 신조를 갖고 있기 때문에 기자간담회를 열지 못했다"며 "8년 만에 첫 흑자가 되지 않을까 하는 기쁜 마음에 기자들을 초대했다"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창립 이래 지난해까지 꾸준히 적자를 기록해 왔다. 그러나 올 들어 가파른 매출 성장세에 힘입어 지난해 1030억 7356만원 적자에서 올해 흑자 전환의 조짐이 보인다는 게 고 사장의 판단이다.

    실제로 삼성바이오페이스의 3분기 누적 매출은 5억 4240만 달러(약 6503억원)로 지난해 연간 매출 5억 4510만 달러(약 6536억원)에 근접하고 있다.

    고 사장은 "올해 우리가 흑자 전망하는 이유 중 하나가 3분기까지 실적이 굉장히 잘 나왔다는 것"이라며 "올해 9월까지 이미 지난해 매출을 능가했기 때문에 11월, 12월에 특별한 이슈가 없다면 최대 매출과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더 나아가 고 사장은 창립 8년 만에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시장 매출 1조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현재 유럽에서 판매하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의 올해 3분기 누적 시장 매출은 약 6500억원에 이른다.

    그는 "바이오젠의 매출과 머크의 매출을 합해보면 올해 시장 매출이 처음으로 1조원 정도 되지 않을까 싶다"면서 시장 매출 1조원의 의미는 남다르다고 강조했다.

    고 사장은 "암젠, 길리어드 등도 시장 매출 1조에 도달하는데 21년 걸렸다"며 "다국적 제약회사나 바이오텍도  21년에 걸려서 시장 매출 1조를 달성했는데 8년 된 신생회사가 1조 시장 매출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은 굉장히 뿌듯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성과 덕분에 삼성바이오에피스와 협업하려는 업체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고 사장은 "최근 가장 큰 변화 중 하나가 올해부터는 만나자는 회사들이 많다"고 귀띔했다.

    최근 미국 바이오젠(Biogen)과 체결한 바이오시밀러 마케팅·영업 계약도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위상이 높아진 덕분이라는 게 고 사장의 생각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바이오젠과 총 3억 7000만 달러(약 4440억원) 규모의 바이오시밀러 마케팅∙영업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고 지난 7일 전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이번 계약을 통해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 'SB11',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SB15' 등 안과질환 치료제 2종의 미국, 유럽 등 주요 시장에 대한 마케팅∙영업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현재 바이오젠이 유럽에서 판매하고 있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3종의 마케팅∙영업 파트너십을 5년간 연장하는 조건에도 합의했다.

    총 계약 규모는 선수금 1억 달러(약 1200억원)을 포함해 총 3억 7000만 달러(약 4440억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 2013년 맺은 기존 파트너십 계약 규모를 크게 상회하는 것이다.

    이번 계약으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설립 초창기에 맺었던 바이오젠과의 계약 조건을 개선시킨 것으로 보인다. 고 사장은 "바이오젠과 설립 초창기에 계약한 것이라 조건이 좋지 않았다"며 "당시 제품 개발을 잘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고 사장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주식시장 상장에 대해서는 단기적으로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고 사장은 "IPO(기업공개)는 회사 입장에선 굉장히 많은 자금을 한꺼번에 모을 수 있는 좋은 기회이고, 자금을 모으는 이유는 회사를 성장시키기 위한 것"이라면서도 "아직까지는 충분하게 자체적으로 자금조달이 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그는 "다음 단계 도약을 위해서 대규모 자금이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상장을 추진할 수 있다"면서 추후 상장에 대한 가능성은 열어뒀다.

  •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은 1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첫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정상윤 기자
    ▲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은 1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첫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정상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