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공인중개사 "호가 멈춤세, 실거래가는 제자리 유지"매도자→매수자 우위 분위기 반전, 급매 나올 가능성 희박 집값 보합세 유지에 무게, 매수대기자·집주인 모두 관망세
  • ▲ 서울 송파구 잠실동 일대 모습. ⓒ 뉴데일리
    ▲ 서울 송파구 잠실동 일대 모습. ⓒ 뉴데일리
    정부의 12·16 부동산 대책 전격 발표이후 이틀이 지난 18일. 서울 강남권 중개업소는 적막감이 감돌았다.

    매수 문의는 잠잠해지고 집주인들은 가격을 소폭 낮추거나 유지하며 버티기에 돌입했다. 

    송파구 잠실 A중개업소의 한 관계자는 "12·16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뒤 급매를 찾는 고객이 있지만 지금보다 3억~4억원씩 낮춰 팔수는 없다"며 "한동안 치솟던 호가는 1억~2억원 낮아질 수는 있겠지만 결국 실거래가격은 제자리를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다수의 강남3구 일대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집값이 한동안 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매수자들은 아파트 가격이 더 떨어지길 바라고, 집주인들은 내놓은 가격을 유지하며 시장 추이를 지켜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부동산 대책이후 오히려 강남은 확실한 수요처를 확보했다는 시선도 있었다. 15억이상 초고가 주택 구입시 대출을 원천 차단해버린 탓에 자금력이 없으면 강남 주택을 구입할 수 없게 만들어버려서다. 

    도곡동 B공인중개업소 사장은 "정부가 대출을 차단해버려 현금없는 사람은 절대 강남에 집을 살 수 없게 막아버렸다"며 "강남 아파트중 15억원 이하 아파트가 없는데 강남을 아무나 못 사는 철옹성으로 만든 격"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번 대출 규제로 외부 진입장벽은 높이고 강남 내에서만 손바뀜이 이뤄지는 폐쇄적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B업소 사장은 "현금이 있는 사람들만 거래를 할 수 있어서 달리 생각하면 확실한 수요처가 마련된 것이나 다름없다"며 "앞으로 강남에서는 돈 있는 사람들끼리만 집을 사고 팔게 될 거고, 그렇다면 집주인들도 굳이 가격을 지금보다 많이 낮춰 팔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물론 이번 부동산 대책 이후 세금 문제로 매도 호가보다 5000만원 가량 낮춰 집을 팔려는 집주인들도 더러 있었다. 하지만 거래가 빨리 성사되지 않으면 다시 매물을 거둬들일 의사가 큰 것으로 전해진다.

    잠실동 인근 C공인중개사는 "이번 부동산 대책 발표로 양도소득세 비과세를 받을 수 없게 된 일부 집주인들이 12월내 명의변경을 조건으로 시세보다 저렴하게 집을 내놓았다"며 "만약 연내 거래가 불발되면 그냥 세금부담을 떠안고 다시 보유할 계획인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강남 집값은 절대 떨어지지 않는다'는 학습효과로 인해 세금을 더 내고 잠실 아파트를 계속 갖고 있는 것이 장기적으로 볼 때 손해가 덜하다고 보는 이들이 많아서다.

    반포동 C공인중개업소 사장은 "하루가 다르게 올라가던 호가는 확실히 잠잠해지겠지만 이미 형성된 가격이 한꺼번에 확 떨어질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부동산 대책 발표가 난 다음 시장은 확실히 매수자 우위로 바뀌는 분위기지만 호가만 잡힐 뿐 실거래가에 큰 타격은 없을 것"이라고 확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