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반발에 급선회…금융위원장 임명 제청, 대통령 사인 남아은행업 경력 ‘無’ 전문성 부족 논란, IMF 근무경력 내세울 듯 노조 “똑같은 낙하산” 강력 대응 불사…출근저지 투쟁 예고
  • ▲ 차기 기업은행장에 내정된 윤종원 前 청와대 경제수석.
    ▲ 차기 기업은행장에 내정된 윤종원 前 청와대 경제수석.

    낙하산 인사 논란으로 오리무중에 빠진 기업은행장에 관료출신 윤종원 前 청와대 경제수석이 사실상 내정됐다. 청와대는 당초 반장식 前 청와대 일자리수석을 낙점했으나 노동계 반발이 심해 윤종원 전 수석으로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관치금융 반대 기치를 걸고 ‘낙하산 행장 저지’ 투쟁의 수위를 높여온 기업은행 노조는 “둘 다 똑같은 낙하산”이라며 강력대응을 예고해 후폭풍이 예상된다.

    30일 금융권 한 고위관계자는 “청와대가 반장식 전 일자리 수석의 대안으로 윤종원 前 청와대 경제수석을 기업은행장으로 낙점했으며, 금융위원장 임명 제청과 대통령 결재만 남아 있다”고 전했다.

    중소기업은행법상 은행장 임명절차는 금융위원장의 제청 이후 대통령이 임명한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수일 내로 윤 전 수석에 대한 임명절차를 완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지난 27일 김도진 행장의 임기 만료로 임상현 수석부행장(전무)가 행장직을 대행하고 있다.

    윤 전 수석은 서울 인창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와 행정고시 27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기재부 경제정책국장과 국제통화기금(IMF) 상임이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를 역임한 거시경제 전문가로 꼽힌다. 그는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서울대 경제학과 80학번 동창이자 행시 동기다.

    다만 윤 전 수석 역시 반장식 전 수석처럼 은행업 경력이 없고, 금융분야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윤 전 수석 역시 금융 분야 관련 경력이 없어 행장 자질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며 “그러나 청와대에서 윤 전 수석의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 경력과 IMF 재정국에 근무하면서 거시경제를 다룬 경험을 내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관료출신 행장 선임 강행으로 ‘함량 미달 낙하산 행장 반대’를 펼쳐온 기업은행 노조는 “그 나물에 그 밥”이라며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김형선 기업은행 노조위원장은 “청와대가 우리의 요구를 무시하고 관료출신 행장인사를 강행하고 있다”며 “내년 총선 때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행장 출근 저지 투쟁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금융노조가 그동안 민주당과 맺은 정책협약을 파기하고 내년 총선에서 이를 심판할 수 있게 몰아붙일 각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