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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하산 인사-전문성 논란’을 빚고 있는 윤종원 신임 기업은행장이 노동계 반발로 이틀째 기업은행 본점으로 출근하지 못했다.
기업은행 노조는 낙하산 인사를 근절하겠다는 노조와 민주당, 청와대가 과거 약속을 파기한 것이라며 정권에 대한 심판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기업은행장 인사권을 쥔 금융위원회와 청와대는 윤 행장을 적극 지지하며 노조와 윤 행장이 서로 잘 풀길 바란다며 선을 긋는 모양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 행장의 출근저지에 나선 기업은행 노조는 자진사퇴를 요구하는 반면 윤 행장은 '정면돌파' 입장으로 대치하고 있다.
윤 행장은 청와대와 금융위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과는 서울대 경제학과 동기이자 행정고시 27회 동기다.
은 위원장은 지난 3일 ‘2020 범금융 신년인사회’에서 기자들에게 “(윤 행장이) 적합한지 여부는 이 사람의 전체 이력을 보면 나온다”며 "기업은행 직원들도 (윤 행장을) 겪어보면 정말 훌륭한 분이라는 걸 분명 다 알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일단 새 은행장이 노조와 얘기하는 걸 옆에서 지켜봐 줬으면 좋겠다"며 "어차피 두 당사자가 해결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노조와 윤 행장이 풀어야할 문제라 일축한 셈이다.
그러나 노조는 윤 행장 임명 자체가 청와대와 민주당이 금융노조와 과거 맺은 정책협약을 파기한 것이라며 청와대가 나서서 해결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형선 기업은행 노조위원장은 "지난 2017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금융노조와 더불어민주당은 금융산업 구조 선진화를 위해 '낙하산 인사를 근절하고 전문성을 가진 인사가 임명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한다'는 정책협약을 맺었지만 청와대와 여당이 약속을 먼저 깬 것"이라도 비판했다.
이어 "정부와 금융위는 윤종원과 노조로 문제의 프레임을 좁히려 하고 있다"며 "행장 인사는 약속을 지키지 않은 청와대와 집권여당과의 싸움"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기업은행장 낙하산 논란은 민주당이 만든 프레임이다.
민주당이 야당이던 지난 2013년과 2016년 당시 박근혜 정부는 각각 허경욱 전 기획재정부 차관과 현기환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을 기업은행장에 앉히려 했다.
당시 민주당은 “관치는 독극물”이라고 비판하며 반대했고, 결국 기업은행 내부출신인 권선주(2013년) 행장과 김도진(2016년) 행장이 임명됐다. 기업은행 노조가 윤 행장 임명을 두고 ‘민주당의 내로남불’이라고 비난하는 이유다.
노조는 내년 4월 총선까지 윤 행장의 출근저지투쟁에 나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