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가동 중단 기간 일제히 연장현대제철, 그룹 車강판 공급 비중 80% 육박사태 장기화 땐 올해 410만톤 공급 계획 차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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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제철

    코로나19(우한폐렴) 사태가 잦아들 줄 모르면서 산업 전반으로 피해가 확산하고 있다. 당초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 예상했던 철강업계도 현대차 등 완성차 공장 가동 중단이 잇따르자, 자동차강판 공급에 차질을 빚을까 노심초사하는 모습이다.

    특히 현대·기아차 공급비중이 큰 현대제철은 이번 사태가 장기화하면 최대 피해업체가 될 수 있어, 업계 안팎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8일 현대자동차그룹에 따르면 기아차는 경기 광명시 소하리 공장의 휴업을 오는 21일까지로 재연장한다.

    기아차는 앞서 전선부품인 와이어링 하니스 재고 부족으로 10~11일 소하리 공장을 닫은 바 있다. 이후 이 공장 휴업을 14일, 18일로 두차례 연장했다.

    기아차는 21일 이후 소하리공장 가동 재개 시점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 또한 울산 1공장에 이어 2공장 문을 닫는다. 현대차는 21일 하루 울산 2공장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다. 1공장은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사흘간 휴업에 들어갔다.

    국내 최대 완성차업체인 현대차그룹 공장 가동이 원할하지 못하면서 자동차강판을 공급하는 포스코, 현대제철 역시 그 영향을 피해가지 못할 전망이다.

    특히 현대·기아차 공급비중이 80%에 육박하는 현대제철은 가동중단 여파를 고스란히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제철은 지난달 29일 열린 2019년 4분기 실적발표에서 지난해 현대차그룹에 판매한 자동차강판 물량이 416만톤에 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올해는 현대차그룹 410만톤, 글로벌 완성차 100만톤 등 총 510만톤 판매를 계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연초부터 터진 악재에 올해 자동차강판 판매 계획을 수정해야할 처지에 놓였다.

    현대차그룹이 국내 공장 가동을 중단하며 어느정도 생산량이 줄었는지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아직 없다. 업계는 현대차그룹이 하루 평균 1만1000대 가량 생산하는 것으로 미뤄볼 때, 가동 중단으로 인한 피해가 1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차량 1대에 들어가는 자동차강판은 약 900kg 정도로 알려져 있다. 와이어링 하니스 재고 부족 이후 현대차 평균 휴업일수가 5.4일. 기아차는 4.8일인 것을 감안하면, 대략 5만대 이상의 감산이 예상된다.

    더 큰 문제는 완전 정상화까지 얼마나 걸릴지 정확히 예단하기 어렵단 점이다.

    현대차그룹은 여전히 와이어링 하니스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 공장이 돌아가고 있긴 하지만 아직 현지 출근률이 낮아 100% 공급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향후 또 한번 가동 중단 사태를 맞을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대차그룹 가동 중단 장기화에 현대제철이 촉각을 기울이고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태로 20만대 정도 생산이 줄어든다 보면 현대제철이 입는 피해는 2000억원 정도가 될 것"이라며 "지난해 분기 첫 적자를 기록하는 등 가뜩이나 어려운 처지에 있는 현대제철에 또 다른 악재가 생긴 셈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