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전 세계 확산에 환율 급등, 금리 급락안전자산 선호심리, 달러 투기적 수요 등 반영자금경색 완화 대응 불구 외환시장 약발 '미미'
  • ▲ ⓒ뉴데일리
    ▲ ⓒ뉴데일리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대내외 금융시장이 요동치자 달러를 급하게 사들이는 현상이 나타났다.

    유동성 공급을 위해 한·미 간 체결한 통화스왑에도 불구하고 외환시장의 약발이 좀처럼 먹히지 않는 모양새다.

    달러 사재기 현상이 일어난 것은 코로나19 위기감으로 환율이 치솟고 금리가 급락하자 위험회피를 위한 안전자산 수요와 함께 달러화 상승에 기댄 투기적 수요가 커진 탓이다.

    이와 함께 경제활동이나 금융거래에 있어 지급 또는 결제 등을 위해 달러화를 매입하거나 차입해야 하는 요인들도 달러 수요를 부추겼다.

    실제 미 달러화는 전 세계 무역결제와 금융거래에 사용되는 기축통화로서 글로벌경제∙금융위기가 확대되면 수요가 급증하는 경향이 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현재 글로벌 기업, 은행, 금융회사 등 대부분 경제주체의 달러화 수요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은행들은 고객의 인출요구에 대비해 여유자금을 최대한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은행 간 차입금 상환 수요나 무역금융 제공을 위해 달러가 필요한 상황이다. 

    글로벌 금융회사들도 투자자 펀드환매, 증거금 마진콜, 금융회사 운용 규모 축소, 환 헤지 포지션 조정 등 금융투자와 관련된 달러 수요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여타 국가와 같이 글로벌 달러 유동성 경색의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외국인 주식자금 매도는 물론 국내투자자의 ELS 등 해외투자 손실 관련 증거금 수요, 해외투자 환 헤지 롤오버 수요 등이 최근 외환시장과 외화자금시장에서 주요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 달러예금도 이달 들어 급격히 늘기 시작했다. 올해 초만 해도 연속 하락세를 나타내다가 반등한 것이다.

    지난 20일 기준 5대 시중은행의 달러예금 잔액은 409억9900만 달러로 전달(367억1300만 달러)보다 43억 달러 증가했다. 

    그러나 지난달에는 국내 외국환은행의 달러예금이 전월보다 63억1000만 달러 감소했고, 지난 1월에도 44억6000만 달러 줄었다.

    지난달만 해도 코로나19로 인한 원·달러 환율 상승을 차익 시현의 기회로 삼으려는 투자자들이 많았다. 1월 말 원·달러 환율은 1191.80원, 2월 말에도 1213.7원 수준이었다.

    이달 들어 달러예금이 급증한 것은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현상이 짙어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최고 1296원까지 상승하는 등 시장의 혼돈이 극에 달했다.

    이에 주요국 정책당국은 중앙은행 간 통화스왑 체결이나 취약부문 유동성 공급 등으로 자금경색을 완화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환율을 안정시키기에는 충분하지 않은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기업 신용위험 증가로 당분간 전 세계적인 달러화 수요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또한 안전자산 선호가 부각될 수 있는 현상이 상반기 내내 지속하면서 원화 약세 국면이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당분간 달러 하락과 원·달러 환율이 진정되는 것을 예상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단순히 통화정책만으로 효과가 지속하기를 기대하기보단 코로나19의 진정 신호가 나와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