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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업계의 곳간이 메말라간다. 코로나19 여파로 지난 1분기 모든 업체가 적자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는 주요 8개사가 올 상반기까지 최대 6조5000억원의 손실을 낼 것으로 추산한다.
13일 증권업계는 대한항공의 1분기 매출을 지난해 약 2조5150억원으로 추산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약 19% 줄어들었다. 예상되는 적자는 2480억원이다. 대한항공은 ‘노(No) 재팬 운동’ 등이 있었던 지난해 유일한 흑자 업체였지만, 이번 위기는 피하지 못했다.
아시아나항공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시장은 아시아나의 1분기 매출을 전년 대비 7% 줄어든 1조6030억원 규모로 전망한다. 예상 적자는 약 600~800억원이다. 대규모 손실과 업황 악화로 HDC현대산업개발과의 딜 클로징도 미뤄져 이중고에 시달린다.
인건비, 장비료 등 두 회사의 월 고정비는 약 7000~8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사태 초기에는 저비용항공사(LCC) 대비 영향이 덜했지만, 현재는 상황을 심각하게 인지하고 있다. 유럽, 미국 등 장거리 국가는 이제야 확산이 시작됐다는 점도 위기다.
LCC(저비용항공사) 상황은 말할 것도 없다. 1위 LCC 제주항공은 올 1분기 매출 2940억원, 적자 660억원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은 전년과 비교해 절반으로 깎였고, 적자로 전환했다. 일본, 동남아 등 단거리 여행지에 특화된 LCC는 감염병 이슈에 타격이 더 크다.
진에어는 매출 1039억원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약 60% 줄어든 규모다. 예상 손실은 680억원 규모다. 티웨이항공도 50%가량 줄어든 1200억원의 매출과 400억의 적자를 낸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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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C 업계도 각종 자구책과 보유 현금으로 연명 중이다. 그러나 각 업체 보유 자산이 수백억에 그쳐 장기 대책은 될 수 없다. 일부 업체는 1분기 적자를 메우는 데 모든 자산을 고갈한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에선 상황 장기화 시 LCC 2~3곳이 문을 닫게 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까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업체 차원의 비축금 투입과 각종 비용 감축으로는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어, 도산 우려 등이 전혀 과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정부의 회사채 보증 등 직접적인 자금지원 없이는 업계 자체가 망가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업계는 코로나19 이후 업황 회복 추세가 ‘V자’가 아닌 ‘U자’를 그릴 것으로 내다본다. 최저점을 찍고 빠른 회복세를 타지 못하고, 불황 여파가 오래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오는 2분기에도 실적 악화가 예상돼 아직 최저점에 닿지 않았다는 불안도 상당하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종식 시점을 확언할 수 없는 데다, 미국·유럽 등 장거리 국가에서는 한창 병이 확산되고 있어 더욱 불안하다”면서 “현 상황에서는 사스, 메르스 등 앞선 감염병 사례에 준한 예측조차 의미가 없다”고 우려했다.
최근 기준 주요 국적 항공사 여객기 374대 중 87%인 324대는 쉬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사실상 제주행 국내선을 제외한 전 노선이 ‘셧다운’ 상태다. 지난 3월 마지막 주 국제선 여객 수는 7만8600여 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173만6400여명) 대비 9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