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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민을 향한 카드사의 구애가 시작됐다.
도민 1300만명, 1인당 최소 10만원 이상 지원금이 들어오지만 무조건 소비해야 하는 시장이 열린 것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경기도 재난기본소득 유치를 위해 총 13개 카드사가 고객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일단 카드사들은 자사 카드를 보유한 고객들에게 먼저 문자를 보내 재난기본소득 신청 방법을 안내하고 있다.
이중 유일하게 우리카드만 오는 30일까지 재난기본소득 결제 카드를 우리카드로 신청할 경우 추첨을 통해 커피 쿠폰 사은품을 내걸었다.
카드사가 마케팅까지 전개하며 고객 유치전에 뛰어든 이유는 지급된 지원금을 일정기간 내 모두 소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당초 취지대로 소비 진작을 위해 지자체가 한시적으로 부과하는 만큼 사용처도 제한적이지만 결제 규모는 상당하다.
일단 경기도만 따졌을 때 최소 1조3000억원의 결제 시장이 형성된다. 재난기본소득이 전국 지자체로 확대될 경우 약 10조원의 소비 시장이 열리는 셈이다.
경기도 재난기본소득 지급수단은 경기지역화폐, 선불카드, 신용카드 중 선택해야 하는데 신청 과정이 편리한 이유 때문에 신용카드로 몰릴 가능성이 크다.
사실상 어느 카드사를 이용해도 큰 차이가 없으므로 작은 마케팅에도 소비자들의 선택이 갈릴 수 있다는 점이다.
또 경기도를 시작으로 이어질 정부, 서울시, 각 지자체의 지원금도 경기도와 같은 방식을 취할 가능성이 크다.
경기도에 따르면 올해 1월에서 3월말까지 카드형 지역화폐 결제액이 가장 많은 곳은 일반휴게음식점으로 집계됐다. 일반휴게음식점만 3개월 새 546억1000만원이 결제됐다.
이어 슈퍼마켓, 편의점, 농축협직영매장 등 유통업에서 전체 16.4%인 273억2000만원이 소비됐다.
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재난기본소득 결제 시장을 잡기 위해 소리 없는 전쟁이 시작됐다”며 “소비자들이 지원금을 모두 소진해도 계속 카드를 이용하는 충성고객으로 전환될 수 있는 만큼 앞으로도 경쟁은 치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