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설계 반도체 칩 등 통신기기 제재오포·비보 등 현지업체 수혜… 애플 부정적 삼성, SK 등 국내 반도체 업체 직접 영향 없지만… 불안감 커져
  • ▲ 미국 정부가 중국의 통신장비 및 휴대전화 생산 기업 화웨이(華爲)를 겨냥한 초고강도 압박 정책은 화웨이가 생산하는 통신장비와 스마트폰등 주력 제품을 정조준한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MWC상하이 2019 전시회장의 화웨이 로고.ⓒ연합뉴스
    ▲ 미국 정부가 중국의 통신장비 및 휴대전화 생산 기업 화웨이(華爲)를 겨냥한 초고강도 압박 정책은 화웨이가 생산하는 통신장비와 스마트폰등 주력 제품을 정조준한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MWC상하이 2019 전시회장의 화웨이 로고.ⓒ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중국의 통신장비 및 휴대전화 생산 기업 화웨이(華爲)를 겨냥한 초고강도 압박 정책은 화웨이가 생산하는 통신장비와 스마트폰등 주력 제품을 정조준한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1위 통신장비 업체인 화웨이가 미국의 제재로 기지국용 칩셋 조달에 문제가 생기면 중국은 물론, 미국을 제외한 대부분 국가의 5G 도입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미국 정부 제재안의 핵심은 화웨이가 설계한 칩을 미국이 아닌 해외에서 미국 기업의 장비와 기술을 사용해 생산하는 경우를 제재하기 위한 것으로 화웨이의 '팹리스(fabless)'업체인 하이실리콘(HiSilicon)과 애플과 퀄컴에 반도체를 납품하는 타이완 TSMC를 겨냥했다. 

    펩리스란 반도체 제조 공정 중 하드웨어 소자의 설계와 판매를 전문으로 하는 기업을 말한다. 대만의 TSMC는 하이실리콘의 주요 파운드리 파트너이다. 

    하이실리콘은 화웨이가 100% 지분을 보유한 반도체 칩 팹리스 기업으로 주로 화웨이의 통신장비와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반도체를 설계해 공급하고 있다. 

    화웨이 납품을 등에 엎고 성장해 2019년 기준 주요 제품 시장점유율은 어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Application Processor) 3위, 베이스밴드(baseband) 2위, 무선주파수(RF) 8위, 내장형 안테나(transceiver) 5위 이다. 스마트폰용 반도체 외에도 서버용 CPU, AI chipset, IP camera용 chip 등을 설계하고 있다. 
  • ▲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 제재에 대한 반사수혜는 중국 내 점유율이 높은 오포(Oppo), 비보(Vivo), 샤오미(Xiaomi) 등 중화권 업체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연합뉴스
    ▲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 제재에 대한 반사수혜는 중국 내 점유율이 높은 오포(Oppo), 비보(Vivo), 샤오미(Xiaomi) 등 중화권 업체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연합뉴스
    15일(미국시간) 미국 상무부의 추가 화웨이 제재안 발표가 있은 직후 대만 TSMC가 미국에 파운드리 공장 설립을 발표한것도 미국의 화웨이 제재 강화를 이미 예견했던 것으로 보인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화웨이가 2019년 MWC에서 발표한 바에 따르면 화웨이는 자사 네트워크 기지국 장비에 하이실리콘이 디자인한 칩셋(Tiangang, 북두성)을 사용하는데 해당 모델은 TSMC에서 생산하고 있다"며 "글로벌 1위 통신장비 업체인 화웨이의 기지국용 칩셋 조달에 문제가 생기면 중국은 물론 미국을 제외한 대부분 국가의 5G 망 구성 일정에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는데 통신망은 기존 세대와 같은 브랜드의 장비를 사용하려는 경향이 높아 단기간에 화웨이 장비를 다른 브랜드 장비로 교체하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의 제재가 본격화해 TSMC에서 생산된 반도체의 화웨이 수출이 막히게 되면 글로벌 2위 스마트폰 업체(19년 기준 2억4000만대, 점유율 17%)의 지위도 위태롭게 된다. 

    이미 화웨이는 올해 글로벌시장에서 스마트폰 판매 목표량을 2억대로 낮춘 상황인 만큼, 미국의 제재가 더해지면 추가적인 역성장은 불가피하다. 

    반면 화웨이 제재에 대한 반사수혜는 중국 내 점유율이 높은 오포(Oppo), 비보(Vivo), 샤오미(Xiaomi) 등 중화권 업체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노경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중저가 스마트폰 판매가 미국의 제재 등으로 장기적 타격을 입을 경우, 중국과 유럽, 동남아 지역의 수요가 경쟁업체로 분산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샤오미, 오포, 비보등 중화권 업체가 1차적인 수혜 대상이며 최근 중저가 출시를 본격화한 삼성전자의 판매에도 긍정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최근 글로벌 시장에 M21, M31출시에 이어, A11, A31, A41를 공개하며 경쟁업체들의 공급차질에 대응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미·중 갈등 심화는 지난해 기준 중국 매출비중이 17%에 달하는 애플에게는 부정적이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미국 상무부의 화웨이 제재는 하이실리콘과 화웨이의 통신장비 및 스마트폰 판매 제한이 직접적인 목표"라며 "국내 반도체기업의 화웨이향 제품 판매는 제재 대상이 아니고, 화웨이의 스마트폰 판매가 감소할 경우 일시적인 메모리 수요 부진 등의 영향이 있겠지만 타 스마트폰업체로의 판매 증가로 상쇄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