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기준 동서식품에 RTD 커피 점유율 역전롯데칠성, 올해 들어 점유율 지속 하락… 25%도 붕괴본 게임은 오는 6월 성수기부터… 경쟁 치열해질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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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칠성음료가 1998년 이후 단 한번도 1위를 놓지 않았던 RTD(Ready To Drink) 커피 시장에서 굴욕을 맛보았다. 만년 2위 사업자였던 동서식품에게 RTD 커피 시장 월별 점유율 1위를 내어준 것. 그동안 동서식품은 꾸준히 RTD 커피 시장에서 점유율을 키워왔지만 롯데칠성을 직접적으로 위협하게 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이야기다.전통적인 음료시장의 강자로 올해 창사 70주년을 맞이한 롯데칠성에게는 체면을 구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는 평가다.28일 시장조사 업체 닐슨코리아 따르면 동서식품은 지난 4월 기준 RTD 커피 시장에서 판매액 기준 총 25.5%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이는 동서식품의 멕스웰, TOP 등의 점유율 17.8%에 스타벅스 브랜드 제품의 점유율 7.7%를 더한 수치다.전월인 3월 대비 0.2%P 감소한 수치지만 주목할 점은 롯데칠성의 점유율이다.롯데칠성은 지난 4월 기준 RTD 커피 시장에서 24.6% 점유율을 기록해 올해 처음으로 동서식품에 1위를 내줬다. 롯데칠성의 RTD 커피 시장점율이 25%를 하회한 것은 올들어 4월이 처음이다.롯데칠성은 지난해 평균 26.3%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해 같은 기간 23.6%의 점유율을 차지한 동서식품을 크게 앞서왔지만 올해 들어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지난 1월 롯데칠성의 RTD 커피 시장 점유율은 26.9%를 차지한 뒤 2월 26.4%, 3월 25.6%로 꾸준히 내리막을 추세를 보인 것. 롯데칠성의 1분기 기준 RTD 커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8%가 감소했다.반면 동서식품은 올해 들어 점유율 25% 선을 지키면서 마침내 지난달 역전을 이뤄냈다는 평가다. 이런 조짐은 지난해 말부터 있었다. 지난해 11월, 12월에도 롯데칠성은 동서식품에 RTD시장 점유율 1위를 내어준 바 있다. 당시에는 연말 비수기라는 점에서 업계에서도 큰 의미를 두지 않았지만 본격적 경쟁을 앞둔 4월은 이야기가 다르다.업계 관계자는 “4월은 봄이 시작되면서 수요가 상승하는 타이밍으로 여름 성수기를 앞둔 경쟁이 본격화되는 시기”라며 “이 때 동서식품이 시장점유율 역전에 성공했다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전했다.물론 여기에는 이견도 적지 않다. 동서식품의 브랜드인 티오피 등이 아닌 스타벅스 RTD음료가 점유율에 포함되는 것이 맞느냐는 것. 스타벅스 RTD의 경우 OEM(주문자 상표 부착 제품 생산자) 방식으로 동서식품이 생산, 유통 중이다. 다만 지금까지는 스타벅스 RTD의 점유율을 포함해도 롯데칠성에 크게 못 미치던 동서식품이 이를 역전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실제 식품업계에서는 이 순위 역전이 의외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롯데칠성은 1998년대 캔커피 레쓰비로 RTD 커피 시장의 ‘왕좌’를 차지 한 뒤 20여년 간 한번도 놓지 않았던 전통적인 강자다. 특히 2007년 칸타타 제품을 출시하면서 본격적인 RTD 시장을 본격적으로 확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당시만 하더라도 동서식품은 만년 2~3위인 후발주자에 불과했다. 불과 3년 전인 2017년만 하더라도 양사의 RTD 커피 시장점유율 격차는 6.6%P에 달했다.결과적으로 장기간 지속된 롯데칠성의 집권은 동서식품의 맹추격과 역전을 허락하고 말았다는 평가다. 이는 롯데칠성에게도 제법 아픈 상처로 남을 전망이다. 롯데칠성은 올해 창립 70주년을 맞아 음료부문와 주류부문 대표이사를 통합하는 등 대대적인 혁신에 나서는 중이다.동서식품 관계자는 “지난 4월 맥스웰하우스 콜롬비아나 마스터 스위트 블랙 500ml 제품을 출시하면서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해왔다”며 “이달에는 맥심 티오피 너티 카라멜 에스프레소 라떼를 선보이며 성수기를 앞둔 마케팅 활동을 본격화하고 있다”고 전했다.롯데칠성 측은 “올해 칸타타 신제품 및 시즌 한정판 출시, 스포츠마케팅 등을 강화하며 브랜드 이미지 제고 및 매출확대에 나설 것”이라며 “RTD커피 시장 성장세를 뛰어넘는 성과를 올리며 1위 자리를 공고히 하는 한해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