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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태릉골프장, 정부과천청사 등 수도권 요지에 대규모 아파트 공급 계획을 밝힘에 따라 일대 집값이 들썩이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나 시기 등이 확정되지 않아 관망세가 짙지만 향후 집값에 적지 않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면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 4일 총 13만2000가구에 이르는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방안을 발표했다. 특히 신규택지 발굴을 통해 3만3000가구를 공급하기로 했다.
신규택지 중에서는 태릉골프장 부지의 공급 가구수가 1만 가구로 가장 많고 이어 정부과천청사 일대 4000가구, 서부면허시험장 3500가구, 용산 캠프킴 3100가구 등이 포함됐다. 상암DMC 미매각 부지 등 공공기관 유휴부지 17곳을 활용해 9400가구를 공급한다.
대규모 개발이 예정된 지역의 경우 한동안 집값이 들썩일 것으로 전망된다. 대표 수혜지역으로 태릉골프장 옆 구리갈매지구가 꼽힌다.
갈매지구 인근 H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지난달 말까지 태릉골프장 인근 아파트 저가 매물이 모두 소진되고 호가가 2000만~3000만원 이상 올라갔다"며 "어제 대책 발표 후 매물을 찾는 문의전화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철도 정비창 부지에다 미군 반환부지 '캠프킴' 부지까지 합쳐 1만3000여가구가 공급되는 용산 일대도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용산구 동부이촌동 G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캠프킴 부지가 언젠가 개발이 될 것으로 알았지만 가시화된 게 없어 관망세가 짙었는데 정부 발표로 인해 개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4000가구가 공급되는 과천정부청사 부지 인근 별양동 B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몇십년 넘게 방치된 이 땅에 집을 짓는다면 주거 요건은 최고일 것"이라며 "바로 지하철역과 연결되는 초역세권이기 때문에 준강남권 단지"라고 설명했다.
다만 공급계획이 알려진 직후 교통체증과 임대아파트 공급에 따른 집값 하락 우려 때문에 부정적인 반응도 많았다.
과천 원문동 W공인중개소 대표는 "가뜩이나 지식정보타운 등 개발사업이 한창이고 재건축 연한이 도래한 아파트들이 많아 교통체증이 불을 보듯 뻔하다"며 "인프라 고민도 없이 주택을 짓기만 하면 어떻게 하라는 건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3500가구 규모 개발계획이 발표된 마포 서부운전면허시험장 인근에 거주하는 아파트 입주민들도 난색을 표하고 있다. 임대주택이 대거 공급되면 학군이 타격을 입어 주거 선호도가 떨어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마포구 상암동 인근 K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상암DMC업무지구 등 배후 수요가 탄탄한 데다 수색역세권 개발사업 등 호재가 많아 최근 집값이 많이 올랐다"면서 "하지만 임대주택 중심의 대규모 주택공급이 이뤄지면 주거 선호도가 낮아져 집값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