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조선해양, 연료전지 선박 적용 실증센터 구축삼성중공업, 블룸에너지와 선박용 연료전지 협약암모니아 추진선도 박차… "환경규제 강화될수록 기회"
  • ▲ 한국조선해양이 울산정보산업진흥원으로부터 수주, 건조에 나서는 스마트 전기추진 선박(고래바다여행선) 조감도.ⓒ한국조선해양
    ▲ 한국조선해양이 울산정보산업진흥원으로부터 수주, 건조에 나서는 스마트 전기추진 선박(고래바다여행선) 조감도.ⓒ한국조선해양
    국내 조선사들이 전기나 연료전지를 활용한 친환경 선박 기술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가 강화되면서 친환경 선박 시장이 미래 먹거리로 떠오른 가운데, 시장 주도권을 쥐기 위한 조선사들의 기술 경쟁도 막이 올랐다. 

    10일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전기추진 선박 뿐만 아니라 암모니아, 수소 등 대체연료에 대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고체산화물기반 연료전지의 선박 적용 실증센터를 구축하고 스마트 전기추진선 건조에도 나섰다.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는 수소나 탄화수소연료를 공기와 반응시켜 전기와 물을 발생시키는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알려져 있다. 가격이 저렴하고 오염물질을 적게 배출하며 태양열이나 풍력 발전보다 공간 효율성도 높다는 특징이 있다.

    자회사인 현대미포조선도 울산시와 스마트 전기추진선의 연구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선박 1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 앞으로 울산시와  한국형 스마트 전기추진 선박의 기술 개발과 설계, 건조부터 시험운항, 인증에 걸친 모든 과정에서 협력할 예정이다.

    삼성중공업 역시 미국의 연료전지 제조사 블룸에너지와 손잡고 선박용 연료전지를 공동으로 개발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블룸에너지는 지난해 9월 세계 최초로 SOFC 상용화에 성공한 업체다. 

    삼성중공업은 블룸에너지와 협업을 통해 SOFC를 주력 제품인 LNG운반선, 셔틀탱커 등에 적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삼성중공업 측은 동일하게 액화천연가스(LNG)를 연료로 사용할 경우 SOFC의 발전효율이 이전 세대 연료전지에 비해 20% 이상 높다고 설명했다. 

    조선사들이 이처럼 친환경 선박 기술 개발에 나서는 것은 강화되는 환경규제 때문이다. IMO는 오는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08년 대비 40% 감축하고 2050년에는 70%까지 저감하기로 했다. 선박 온실가스도 2050년까지 50% 줄인다. 장기적으로는 화석연료를 탈피해 암모니아, 수소 등 대체 에너지로 전환해야 한다. 

    실제로 글로벌 기업들도 이러한 규제에 발맞춰 친환경 선박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에서는 실증사업이 이뤄지고 있고, 전기추진선박 분야도 독일 등 유럽업체들이 가장 앞서고 있지만 시제품 수준에 불과하다. 

    조선사들은 암모니아 추진선 개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현대미포조선은 지난해부터 글로벌 엔진메이커 만에너지솔루션즈(MAN Energy Solutions), 영국 로이드선급(LR)과 암모니아추진선 공동 개발 프로젝트(JDP)를 수행하고 있다. 현대미포조선 등 3개사는 2025년까지 암모니아추진선을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중공업도 지난 1월부터 만에너지솔루션, 로이드선급, 말레이시아 선사 MISC와 암모니아 추진선을 개발하고 있다. 오는 2030년까지 개발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암모니아는 연료를 연소하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발생하지 않는 무탄소 연료로 미래 선박연료 가운데 하나로 각광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선박의 LNG 연료추진은 중간 과정이며 가격과 기술 경쟁력이 갖춰지면 궁극적으로 수소 연료추진 선박으로 가야한다"면서 "국내 조선소가 기술력이 뛰어난 만큼, 환경규제가 강화될수록 기회로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