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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코로나19 재확산을 우려해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에 나서면서 하반기 내수경제에 빨간불이 켜졌다. 그나마 내수에서 선방하던 자동차와 국내선 수요 회복을 기대했던 항공 산업에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 18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19일 0시부터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지역의 교회에 대해 비대면 예배만 허용하고, 그 이외의 모임과 활동을 금지키로 했다. 클럽과 PC방, 노래방 등 12개 고위험 시설의 운영도 중단하기로 했다.
정 총리는 “방역망 통제력을 회복하지 못한다면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로 격상시킬 수 밖에 없다”며 “그렇게 되면 국내 경제와 민생에 큰 충격을 주게 될 것”이라며 사회적 거리두기 동참을 적극 호소했다.
이처럼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강화되면서 내수경제에 대한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외부 활동을 삼가고, 대면 접촉을 꺼리게 되면서 소비 수요가 더 위축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내수에서 선방하던 자동차 산업은 더욱 민감하다.
현대차, 기아차, 한국지엠, 르노삼성, 쌍용차 등 국내 완성차들은 상반기에 신차를 잇따라 출시하면서 해외 판매 감소를 상쇄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덕분에 내수판매는 선방을 거뒀다.
실제로 현대차는 2분기 내수에서 개별소비세 인하로 인한 수요 회복과 GV80, G80, 아반떼 등 신차 판매 호조로 전년 동기대비 12.7% 증가한 22만5552대를 판매했다.
하지만 7월부터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가 70%에서 30%로 축소되면서 내수 판매 증가세가 둔화됐다. 여기에 추가로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완성차는 물론 부품 업계에 직격탄이 될 것이란 지적이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개소세 인하 혜택이 줄어들면서 내수 판매가 위축되기 시작했는데, 사회적 거리두기가 더 강화되면 내수 침체가 우려된다”며 “수출에 이어 내수까지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등 항공업계는 2분기에 적자폭이 확대됐다.
하지만 여름 휴가철을 맞으면서 제주도를 중심으로 국내선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였다.
제주항공의 경우 7월말~8월초 휴가 시즌에 김포~제주 노선의 탑승률이 90% 이상을 기록했다. 해외 여행을 못가는 수요가 국내에 몰리면서 침체됐던 국내선 수요가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여름 휴가철에 국내선 탑승률이 높아지면서 코로나로 힘들었던 상반기에 비해 숨통이 트였다”며 “하지만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높아져 향후 추이를 예의주시 해야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다른 LCC들도 국내선 호황을 잠시 누렸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위축될 가능성이 커졌다.
허희영 항공대 교수는 "국제선에 비해 국내선 비중이 워낙 작기는 하지만, 그나마 회복 기미를 보이던 것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각 항공사들은 이미 자구 노력을 하고 있기 때문에 코로나19 장기화 상황에서 유일한 대안은 정부 지원 밖에 없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자동차 내수 판매 진작을 위한 의견도 나왔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코로나19 공포가 커지면서 나만의 안전한 이동수단에 대한 욕구가 커질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자동차 판매가 늘어날 수 있는 기회”라고 내다봤다.
이같은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우선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를 다시 확대해 소비를 끌어올릴 유인책이 필요하다”며 “자동차 업체의 영업 및 마케팅 전략도 언택트 시대에 맞춰 발빠르게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