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거리두기 2.5단계 오는 6일까지 시행취식 불가·운영시간 제한에… 대형업체 1~2시간 폐점 앞당겨자영업자 "저녁장사 포기, 타격 불가피"
  • ▲ 대형 커피 프랜차이즈 매장ⓒ김보라 기자
    ▲ 대형 커피 프랜차이즈 매장ⓒ김보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수도권을 대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되면서 유통업계에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카페·일반음식점·제과점 등의 영업방식을 제한하는 사실상 전례 없는 조치인 만큼 업계에 미치는 충격도 상당할 전망이다. 다가오는 추석을 계기로 반등을 기대했던 업계는 가장 타격이 극심했던 3월보다 더 큰 충격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감도 커지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이틀째를 맞이한 유통가 표정을 살펴봤다. <편집자주>

    수도권을 대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되면서 외식업계가 잇따라 매장 영업시간을 단축하고 있다. 프랜차이즈형 커피전문점이나 음식점에서 음식과 음료 섭취를 금지하고 포장과 배달만 허용되면서 영업시간을 줄이는 것이 이득이라는 판단에서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푸드의 노브랜드 버거는 오는 6일까지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만 운영한다. 일반음식점인 쟈니로켓, 베키아에누보, 데블스도어도 마찬가지다. SPC그룹의 쉐이크쉑도 오후 9시30분까지 운영한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지침에 맞춰 방역 차원이다.

    커피 프랜차이즈업계는 가맹점주가 원할 경우 휴점 또는 영업시간 단축을 허용하고 있다. 영업시간과 관계없이 포장, 배달 주문만 가능하면서 매출 감소가 우려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로 격상된 첫날인 30일 커피 프랜차이즈 A사는 전날 수도권 매출이 1주일 전인 23일에 비해 30%가량 줄었다. 코로나19 발생 전인 1년 전과 비교하면 40%가량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투썸플레이스 한 지점은 오는 6일까지 오전 9시에서 오후 4시까지만 운영키로 했다. 엔제리너스의 한 지점도 주말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단축 운영한다. 

    가맹점을 운영하는 A씨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집에 있자는 분위기인데 굳이 커피를 사서 길에서 마실 사람이 있겠나"라면서 "매장에서 취식이 불가하면서 시간을 조정하는 것이 더 이득이라 판단했다"고 토로했다.

    음식점의 심야 운영시간도 제한되면서 일부 식당들은 스스로 영업시간을 단축하고 있다. 서울 신사동에서 음식점를 운영하는 B씨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로 지난 주말 고객 수가 80% 급감했다"면서 "보통 오후 11시까지 영업을 했지만 당분간 점심장사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분위기를 설명했다.

    문제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3단계로 격상될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최근 서울·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하면서 대한감염학회를 비롯한 사회 각계각층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로 격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렇게 되면 10인 이상이 대면으로 모이는 모든 집합, 행사가 불가능해진다. 음식점은 오후 9시 이후 제한적인 영업도 할 수 없고 커피전문점은 아예 운영이 중단된다.

    KB증권에 따르면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가 2주간 수도권에서 시행될 경우 연간 성장률이 0.4%포인트 하락하고 3단계 조치가 전국으로 확대되면 성장률은 0.8%포인트 내려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상반기 코로나19 여파로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는 상황에서 3단계로 격상된다면 다시 소비심리가 얼어붙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라면서 "지금도 장사가 어려운데 매출이 더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로 외식뿐만 아니라 유통업계도 영업시간 조정에 나섰다.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는 수도권 점포의 모든 식당가, 스낵, 푸드코트, 베이커리의 영업을 9시까지로 제한한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수도권 점포의 식당가와 푸드코트를 오후 9시까지만 운영한다. 현대백화점도 수도권 점포의 식당가, 카페, 베이커리 등의 영업시간을 오후 9시까지로 단축하며 카페에서는 매장 내 음식 섭취를 전면 금지했다.